美 함정 MRO 사업, K-조선 ‘새 먹거리’로…MSRA도 눈독

시간 입력 2026-01-23 17:30:00 시간 수정 2026-01-26 06:53:18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경기 영향 적은 비사이클형 수익원…전망 밝아
HD현대중공업·HJ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 주목
MSRA 체결 위해 나서…마스가 등에 탄력 전망

지난 6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중형선사업부 인근 부두에서 미 해군 소속 ‘USNS 앨런 셰퍼드’함이 정기 정비를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지난 6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중형선사업부 인근 부두에서 미 해군 소속 ‘USNS 앨런 셰퍼드’함이 정기 정비를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미국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국내 조선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경쟁이 덜하고 장기간 거래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뿐 아니라 대한조선·케이조선·HJ중공업도 미 해군과의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에 나서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형 조선사인 HJ중공업은 지난 16일 미 해군으로부터 MSRA 체결 대상자로 선정됐다. 협약 유효기간은 오는 23일부터 2031년 1월 22일까지다.

HJ중공업은 지난 5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진행된 미 해군 범죄수사국 보안전문가들의 항만보안평가(PA)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MSRA 체결을 위한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4만톤급 군수지원함인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의 중간 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미 해군으로부터 MRO 사업을 따낸 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다.

에어하트함은 지난 12일 영도조선소에 입항했다. HJ중공업은 정비 작업에 본격 착수해 각종 정비·설비 점검, 유지보수 등 작업을 거친 뒤 오는 3월 미 해군에 넘겨주게 된다. 에어하트함은 길이 210m, 너비 32m 규모로 미 해군 전투함 등 주력 함정에 최대 6000톤의 탄약·식량·건화물과 2400톤의 연료를 보급할 수 있다. HJ중공업은 향후 5년간 연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MSRA는 미 해군 함정의 MRO를 위해 미국 정부와 조선업체가 체결하는 협약이다. 이 협약을 체결한 조선소는 미 해군 함정의 MRO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보안 규정이 까다롭게 적용되는 미 해군 전투함의 MRO 사업 입찰도 가능하다.

특히 MRO는 새 선박 발주가 적은 불황이 와도 기존에 운용 중인 함정이 존재하는 한 수요가 계속 발생하는 비사이클형 수익원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미·중 해양 패권 대결로 미국이 해군력 보강에 나서면서 MRO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세 협상에서 출범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까지 출범하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사진제공=한화오션>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사진제공=한화오션>

MSRA 체결에 나선 중형 조선사는 HJ중공업뿐이 아니다. 또 다른 중형 조선사인 케이조선은 지난 1일 미래기술전략팀을 신설해 MSRA 체결에 필요한 서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한조선도 MSRA 체결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대형 조선사 중에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2024년 7월 각각 MSRA를 취득해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지금까지 HD현대중공업은 2건, 한화오션은 5건의 미 해군 MRO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MSRA 체결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사들이 MRO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점찍은 건 수익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천억원이 오가는 신조 시장과 달리 운용 중인 선박에 따라 고정적 수요가 발생하는 MRO 시장은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MRO 과정에서 추가적인 정비 수요를 발견해 수익성을 높이기도 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지난해 613억8000만달러(약 90조원)에서 2030년 716억2000만달러(약 105조원)로 연평균 약 3%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은 관련 부처 예산 등을 고려할 때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MRO는 한 번 신뢰를 얻으면 장기간 거래로 이어지게 된다”며 “오랜 정비 경험이 쌓이면 나중에 신조 수주 시에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