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사태 후폭풍] ② 美 통상 압박에 韓 역차별 우려까지…“규제대상 최소화, 교각살우 경계해야”

시간 입력 2026-01-16 07:00:00 시간 수정 2026-01-15 17: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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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예산안 보고서 통해 “한국 온플법, 미국 기업 표적” 공격
정부, 통상 마찰 우려에 ‘진땀’…여한구 교섭본부장 급파
플랫폼 업계 “결국 국내 기업만 규제 받을 것”…역차별 우려도

<그래픽=사유진 기자>

쿠팡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 움직임이 재점화되자,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이를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고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섣부른 규제 도입이 한미 통상 갈등을 야기하고, 국내 기업들만 역차별을 겪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美 의회 “온플법, 중국 경쟁사에 이득”…통상 마찰 ‘경고장’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는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 회계연도 예산안’ 보고서에서 한국의 플랫폼 입법 움직임을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로 명시하면서, 온플법에 대한 우려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보고서는 “한국이 검토 중인 온플법이 비(非)미국계 경쟁사보다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중국에 본사를 둔 경쟁사들에 이득을 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의 압박은 단순한 우려 표명을 넘어서고 있다. 위원회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법안 제정 시 60일 이내에 해당 법안이 미국 기업과 외교 정책 이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한국의 온플법 추진을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소지가 있는 ‘불공정 무역 행위’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USTR 또한 이미 “EU와 유사한 디지털 규제를 추진하는 나라에는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의회에서 토드 영 미국 상원의원과 면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韓 정부 “특정 국가 겨냥 아냐”…진화 나섰지만 ‘진퇴양난’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시화되자 우리 정부는 다급히 진화에 나섰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급파돼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 본부장은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 회장단 등과 연쇄 회동을 갖고 “온플법은 쿠팡 사태와 같은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조치일 뿐, 미국 기업을 특정해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온플법은 네이버 등 국내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비차별 원칙’을 따른다”며 진화에 나섰다. 특히 그는 앞선 청문회 발언과 달리 “사전규제처럼 대형사업자를 미리 정해놓고 규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톤을 조절, 사후 규제 중심의 법안임을 강조하며 미국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결국엔 또 토종 기업만?…커지는 역차별 공포

문제는 미국의 통상 압력으로 인해 규제의 방향이 왜곡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강력한 통상 압박을 가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은 규제망을 피해 갈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국내 기업들만 온플법의 포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법안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빅테크 내지 시장지배적 플랫폼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이견이 없다”면서도 “만약 사전규제입법이 꼭 필요하다면, 폐해가 극심한 분야와 사업자를 최소한으로 정하고 사업자 단위가 아닌 핵심서비스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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