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경쟁 심화…운임 방어력·비용 효율성 관건
고환율·인플레이션 탓에 LCC 수익성 부담 커질 듯
대한항공은 재무 안정성 유지…‘통합 항공사’ 준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제공=한진그룹>
올해 국내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과 LCC(저비용항공사) 간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비용 상승과 경쟁 심화 국면에서 운임 방어력과 비용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LCC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과 프리미엄 수요를 바탕으로 재무적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국제선 여객 수는 8599만422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1월(8278만5047명)과 비교해도 3.4%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국제선 여객이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간 건 미주 노선의 견조한 수요와 무비자 입국 허용에 따른 중국 관광 수요 급증 덕분이다. 일본·동남아 노선의 경우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해 추가적인 수요 확대가 제한됐다. 환승 여객에 기반해 높은 성장을 지속해 온 미주 노선은 미국 입국 규정 강화와 미주~동남아 직항 노선 확대 영향으로 성장률이 다소 둔화했다.
다만 대한항공과 LCC의 실적 격차는 더 커졌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업황이 정상화하면서다. 코로나 기간 미뤄진 물가 상승이 반영되고, 고환율로 항공사의 인건비·정비비·리스료 등 비용 부담이 증가했음에도 대한항공은 사업 구조 다각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다. LCC가 주 수입원인 단거리 노선에서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 하락 폭 확대와 안전사고 영향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 것과 대조된다.
문제는 올해에도 LCC의 주요 노선인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의 운임이 수요 정체와 공급 과잉으로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가계 실질 소득 정체와 고환율로 여행 경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여지도 적다. LCC의 공급 능력 확대와 신기재 도입 계획, 파라타항공 재취항 등을 고려하면 단거리 경쟁 심화로 단거리 노선 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신기재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리스료 증가, 원화 약세, 인플레이션 등으로 비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운임 방어력과 비용 효율성이 낮은 LCC일수록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달리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의 안정적 수요와 프리미엄화, 중대형기 인도 지연에 따른 장거리 노선 공급 제약 등 요인으로 수익성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단거리 노선은 LCC의 공급 증가로 운임 하락 압력이 장거리 노선 대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합 항공사가 공정위 시정조치 이행을 위해 대체 항공사 진입 시점까지 일부 노선의 운임을 낮춤으로써 업계 전반에 운임 상한이 형성된 점도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항공업계는 올해 항공사들이 운항 확대와 기단 현대화 등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기재 도입과 제반 시설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평균 15대 이상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제외한 비 한진 계열 항공사들도 신규 노선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재 도입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계획한 6대의 B737-8 구매기 도입을 완료하며 평균 기령을 12.9년으로 낮췄다.
올해 항공사들의 실적을 가를 주요 포인트는 노선별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꼽힌다. 탄력적 기재 운용, 운임 책정 고도화, 비용 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연내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은 주력 노선의 견조한 여객 수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프리미엄 서비스 수요 확대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규모 신기재 도입과 엔진정비공장 건설 등 투자로 인한 차입금 증가에도 자체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중장기 사업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다. 통합 항공사는 LCC 자회사를 포함해 국내 공항 국제선 이용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점유율 1위 사업자로서 연 매출 20조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따른 일부 노선 운임 하향과 항공화물 시장 둔화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은 대한항공에도 부담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편입과 에어부산·에어서울의 높은 부채도 연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항공사 간 실적 양극화가 심해져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게 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에 앞서 마일리지 통합과 정보 보안 같은 문제들을 잘 풀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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