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국 유심 교체에도 고객 안내는 ‘소극적’…“매장·SNS엔 마케팅만 열심”

시간 입력 2025-12-04 15:47:31 시간 수정 2025-12-04 15: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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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전국 유심 무상 교체…매장 포스터엔 교체 이유 조차 없어
공식 SNS엔 사과문 대신 마케팅 게시물만… SKT 대응과 대조

KT 대리점(왼쪽)과 SKT 유심 해킹 사태 당시 대리점(오른쪽). KT 대리점의 경우, 유심 교체 안내문이 마케팅 포스터와 섞여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출처=독자 제공·연합뉴스>

KT가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후속 조치로 유심(USIM) 무상 교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지만, 정작 고객 안내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3일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던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전국 모든 가입자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및 소액결제 사고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KT의 안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대리점에 부착된 유심 교체 안내 포스터는 일반 프로모션 홍보물 틈에 섞여 눈에 잘 띄지 않거나 매장 구석에 배치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안내문 내용조차 ‘해킹’이나 ‘소액결제 피해 예방’ 등 교체의 핵심 이유는 빠져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소통 창구인 SNS에서의 행보는 ‘불통’에 가깝다. KT는 지난 9월 11일 개인정보 유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 37건, 인스타그램에 25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이 중 개인정보 유출이나 유심 교체 관련 안내나 공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메인 화면이나 팝업창을 통한 유심 교체 안내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유심 해킹 사고 당시 SKT 공식 유튜브 채널(왼쪽)과 인스타그램 피드. 해킹 관련 유심 교체, 위약금 면제, 고객 보호 조치 등에 대한 안내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출처=SKT 유튜브 채널 및 인스타그램 피드 갈무리>

이는 앞서 유사한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의 대응과 확연히 대조된다. SKT는 지난 4월 유심 해킹 인지 직후 약 두 달 반 동안 SNS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사과문 게시와 피해 예방 안내에 집중했다. 일선 대리점 역시 ‘SK텔레콤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사과문과 유심 교체 관련 포스터를 매장 곳곳에 붙이며 가입자 안내에 적극 나선 바 있다.

한편, KT의 사건 은폐 및 축소 시도 정황은 정부 조사 결과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중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KT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서버 43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관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악성코드를 삭제했다. 해당 서버에는 가입자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단말기 식별번호(IMEI)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었다.

또한 KT는 정부 조사단이 해킹 의혹 서버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해당 서버들이 모두 폐기됐다”고 허위 보고를 해 조사를 방해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현재 경찰은 이에 대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KT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주고 금융 불안을 초래하는 사건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T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처분까지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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