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유럽 찍은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 ‘재무 체력’ 과제

시간 입력 2025-12-03 07:00:00 시간 수정 2025-12-02 17: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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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공장 건설 확정…현지 공급망 구축 추진
함평 공장 설립도 병행…총투자금 1.5조원 달해
광주공장 재건 등 재무 부담 가중에 대응책 주목

“유럽 현지 생산과 공급을 통해 품질·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첫 유럽 생산기지 건설을 공식화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회사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럽 지역에서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다. 다만 유럽 폴란드 공장과 국내 함평 공장에 총 1조5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만큼 재무 체력 확보는 정 사장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3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정 사장은 폴란드 오폴레 지역을 유럽 공장의 최종 부지로 확정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와 유럽 시장 공략 강화 차원이다.

폴란드 오폴레 지역에 지어질 금호타이어의 유럽 신공장은 투자 승인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8년 8월 첫 가동이 예정돼 있다. 1단계 생산 규모는 연간 600만본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인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총 투자 금액은 5억8700만달러(약 8606억원)다.

정 사장은 유럽 신공장 건설을 위해 오랜 기간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입지 조건, 판매 확대 가능성, 투자 안정성, 수익성, 인센티브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 결과 물류, 인력, 인프라 등 폴란드 정부가 제시한 유럽 내 공급 안정성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고려해 오폴레를 최적의 지역으로 낙점했다.

유럽은 전 세계 타이어의 약 25%를 소비하는 핵심 시장이다. 또 유럽은 글로벌 신차용 타이어(OET) 시장의 약 17%를 차지하며, 세계 주요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가 집중된 곳이다. 이 때문에 정 사장으로서도 전략적 비중이 매우 크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에서 유럽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했다.

정 사장은 유럽 신공장 설립으로 현지 생산 기반의 안정적인 판매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고성능·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도 추진해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호타이어가 그동안 유럽 내 생산기지가 없어 공급 안정성과 리드타임 측면에서 제약이 있던 것과 달리 폴란드 공장 설립으로 현지 OET 대응력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유럽 시장은 글로벌 타이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단순한 수출을 넘어 유럽 현지 생산과 공급을 통해 품질·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유럽 폴란드 공장과 국내 함평 공장 건설을 함께 추진 중인 만큼 충분한 재무 체력 확보는 필수다. 금호타이어는 2027년 말까지 6609억원을 투입해 함평 빛그린산업단지에 연간 530만본의 생산 능력을 갖춘 신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다. 이는 한국과 유럽·북미를 잇는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의 일환이며, 유럽 공장과 함평 공장에 들어가는 총투자액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정 사장이 2021년 3월 취임 이후 회사의 외형 성장과 부채 감축을 주도해 온 만큼 재무 건전성 개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 매출 4조414억원, 지난해 매출 4조5322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 4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도 161.6%로 전년 동기 대비 38.3%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광주공장 화재로 일부 제동이 걸린 매출 회복은 과제다. 정 사장은 지난 2월 올해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연 매출 5조원 달성과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10% 이상을 제시했지만,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올해 매출은 4조723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575억원으로 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공장을 세울 때 들어가는 많은 비용을 외부 도움 없이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광주공장 재건과 신공장 건설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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