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한미 팩트시트…현대차·기아 관세 손실 ‘눈덩이’

시간 입력 2025-11-12 07:00:00 시간 수정 2025-11-11 17: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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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이후 2주 가까이 감감무소식
25% 고율 관세 따른 영업익 감소액 누적돼
현대차·기아 관세 비용 3분기만 3조원 넘어
관세 인하 적용 시점 놓고 업계 불안감 커져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면서 현대자동차·기아의 관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 세부 내용 합의에도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 인하 적용 시점마저 한국에 불리하게 설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정부는 지난달 29일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이후 이른 시일 내 조인트 팩트시트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당시 김용범 정책실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양국 간 세부 합의 내용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며 “팩트시트는 (관세 및) 안보와 합쳐 2~3일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담 후 2주가 지나도록 팩트시트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업계 피로감은 누적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말 한미 무역 협상 이후 최대 난관이었던 3500억달러(약 51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두고 후속 협의는 무려 3개월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현대차·기아는 물론 한국GM 같은 중견 완성차 업체들도 대미(對美) 자동차 관세 25%를 물며 직격탄을 맞아왔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 미국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액은 1조8210억원, 1조2340억원으로 합산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분기 관세 비용 1조6140억원(현대차 8280억원·기아 786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당장 이달 중 자동차 관세 15% 인하가 적용되더라도 현지 판매를 거쳐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최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1월 1일 자로 소급해서 적용되더라도 이미 재고분이 25% 관세를 납부했다”면서 “4분기 관세 임팩트는 3분기와 큰 차이가 없고, 내년에 온전히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달 1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업계로선 관세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수록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143만2713대를 수출했고, 올해는 1~3분기 누적 100만4354대를 수출했다. 매일 4000대에 가까운 자동차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미국 수출 비중이 96%에 육박하는 한국GM도 관세 폭탄으로 수익성 위기에 몰려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이 11월 1일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관세의 경우 (대미투자기금 관련)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의 설명대로 절차가 진행되면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시점을 이달 1일로 소급 적용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하 시점을 MOU(양해각서) 체결 시점으로 고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노력으로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관세) 인하 시점을 11월 1일로 확정해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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