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5년간 생산적·포용 금융에 508조원 투자…건전성 관리가 과제

시간 입력 2025-11-10 17:37:55 시간 수정 2025-11-10 17: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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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5대 금융 화답
금융 대전환 속도…“기업대출, 리스크 평가 어려워”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각각 110조원을 공급키로 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밖에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 또한 각각 100조원, 108조원을 공급키로 했다. 우리금융의 경우에는 지난 9월 5대 금융 가운데 가장 먼저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5대 금융이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쏟는 자금만 508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5대 금융지주가 앞다퉈 생산적 금융에 자금을 쏟은 것은 이재명 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내세운 ‘생산적 금융’에 화답하기 위해서다. 부동산에 쏠린 은행권의 자금을 중소·벤처기업 등 생산적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골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가 향후 5년간 생산적·포용금융을 위해 내세운 금액은 508조원에 달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미래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전략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자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금융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생산적금융으로 93조원, 포용금융으로 17조원을 2030년까지 5년여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먼저 생산적금융 93조원은 투자금융 25조원과 전략산업융자(기업대출) 68조원으로 공급한다. 이 가운데 투자금융 부문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 그룹 자체투자 15조원으로 나뉜다. 전략산업융자의 경우 5년간 68조원 규모로 첨단전략산업 및 유망성장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한다.

KB금융은 우량딜 발굴 및 선제적 금융지원을 통해 국민성장펀드의 조기 성과창출 및 성공적 안착을 지원한다. 추가로 15조원 규모의 그룹 자체투자를 통해 생산적금융(자산운용·증권·인베스트) 펀드 결성과 증권의 모험자본 공급, 계열사 인프라·벤처투자 등을 공급한다.

아울러 포용금융 17조원은 서민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성장과 재기지원, 자산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지원과 채무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추진된다.

신한금융은 국가 핵심 산업의 혁신 역량을 높이고자 2030년까지 최대 98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단계적으로 공급한다. 향후 5년간의 경제상황, 산업구조의 변화 등을 감안해 그룹의 자체적인 금융지원 규모는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신한금융은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투입한다.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주요 그룹사가 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비롯해 기후·에너지·인프라·K-붐업 산업(콘텐츠·식품 등)을 집중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초혁신경제 선구안 제고 및 효과적인 성장 지원을 위해 은행 중심으로 조직된 ‘초혁신경제 성장지원 추진단’을 통해 부동산을 제외한 일반 중소·중견기업에 72~75조원 규모의 그룹 자체 대출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를 포함해 폭넓게 지원함으로써 산업 자금의 균형적 순환을 촉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민·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생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금융취약계층의 신용회복 및 재기지원 활성화를 위해 12~17조원 규모의 포용적 금융을 병행한다. 배드뱅크 출연 및 새출발기금 대상 확대를 통해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의 속도감을 높이는 등 실질적인 재기 지원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금융권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생산적·소비자중심·신뢰 금융 등 ‘3대 금융 대전환’을 이행하기 위해 84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및 16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한다.

하나금융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맞춤형 투자 지원을 위해 △모험자본 공급 2조원 △민간펀드 결성 기여 6조원 △첨단산업 투자 1조7000억원 △지역균형발전 투자 3000억원 등 총 10조원 규모의 그룹 자체 투자자금도 별도로 조성한다.

이밖에 16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공급에도 속도를 낸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는 경영안정 및 금융비용 완화를 위해 5년간 총 1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또 매년 100억원 수준의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정상 차주라도 상환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차주를 선별하여 장기분할상환, 금리감면 등 신속한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NH농협금융은 총 108조원 가운데 생산적 금융에 93조원, 포용금융에 15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NH농협금융는 첨단전략산업과 지역특화산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농업·농식품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펀드를 조성해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에 7조원 등 총 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지난 9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 달 말에는 이와 같은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자 임종룡 회장을 주재로 '제1차 첨단전략산업금융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프로젝트를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본 안정성과 건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자본비율 관리 및 자산 리밸런싱, AI 기반 경영시스템의 대전환, 전담 조직 신설 및 인력 확충 등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5대 금융지주가 앞다퉈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하는 데는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이 대통령이 “금융기관들이 예대 마진이 아니라 투자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일관된 방향을 지시한 만큼,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축을 기업대출로 옮기며 기업 부문 자금 공급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다.

문제는 건전성 관리다. 기업대출의 경우 가계대출보다 담보 의존도가 낮고, 리스크 평가도 어렵다. 기존의 대출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대출 중심으로 급격하게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경우 건전성 관리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733조8462억원으로, 전년 동기(727조3428억원) 대비 0.89% 증가했다. 1년 만에 6조6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1년새 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나며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0%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0.33%)보다 0.07%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10%포인트 오른 0.53%로 집계됐다.

4대 은행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도 올해 3분기 말 4조8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1784억원)보다 16.72%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자금여력 부족과 맞물리며 연체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단기 실적보다는 산업 성장과 금융 생태계 기여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며 “향후 은행권은 단순 대출 확대보다 자금의 생산적 흐름을 만들어내는 질적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건전성 관리를 주요 과제로 선정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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