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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11년 만…올해 약 740.5만대 예상
美 관세 리스크 일부 해소…유럽 판매 반등 관건
전기차 수요 위축 여전…아이오닉3 등으로 돌파

현대차 아이오닉3의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0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 실패 기록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미국 관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가운데 남은 4분기 유럽 판매 반등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548만3433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311만909대로 1.1% 늘어났고, 기아는 237만2524대로 2.3% 증가했다.

현대차·기아가 남은 3개월 동안 지난 9월 수준의 판매 실적을 유지하면 무려 11년 만에 연간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739만200대로 설정했는데, 9월 실적을 반영해 단순 계산한 연간 판매량은 약 740만5041대로 추정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14년 800만2987대를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운 이후 10년간 연간 판매 목표를 뛰어넘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포함한 현대차·기아의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2020년 635만851대, 2021년 666만8037대, 2022년 684만8198대, 2023년 730만2451대, 2024년 723만1248대 등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1년 만에 증가세 기록이 예상된다.

현대차·기아를 둘러싼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지난 3분기까지 판매 선방을 이뤄냈다. 지난 7월 말 한미 무역 협상 이후 최대 난관인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를 두고 약 3개월간 후속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현대차·기아는 위기에 빠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져 대미 자동차 관세 25%를 물며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판매 실적은 회사의 버팀목이 됐다.

미국이 현대차·기아의 신차 4대 중 1대가 팔리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은 더욱 컸다. 다만 지난달 29일 한미 무역 협상의 세부 내용 합의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면서 수출 부담을 덜어낸 부분은 긍정적이다. 관세 비용도 감소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관세 부담액은 관세율 25% 시 8조4000억원에서 15%로 인하되면 5조3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줄어든다.

핵심 변수는 미국 다음으로 시장 파이가 큰 유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내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아쉬운 현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79만7888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현대차는 40만2176대로 1.6% 줄었고, 기아는 39만5712대로 4.3% 감소했다. 반면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은 992만8527대로 1.5% 성장했다.

현대차·기아는 회사 발전의 원동력이 된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위기 돌파에 나선다. 유럽의 경우 전기차 수요 회복과 대중화를 주도할 ‘아이오닉3’ 출시가 대표적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9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글로벌 판매량 확대 및 생산 거점 확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현지화된 운영 체계, 그룹사 시너지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그룹 톱3라는 위치에 올랐다”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다시 마주했으나,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3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올린 건 견조한 판매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유럽에서 전기차를 많이 팔아 현지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