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정비 넘어 신조 시장 진출 위한 ‘전초기지’로 주목
미 해군 MRO 시장 연간 약 20조 규모…양사 경쟁 치열
HD현대중공업 올해 2~3척·한화오션 5~6척 수주 목표
<편집자주>
국내 조선업계가 한미 관세협상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마스가(MASGA·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최전선에 서있다. 특히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이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CEO스코어데일리>는 양사가 MRO 수주에 나선 이유와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너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의 리더십,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기 위해 필요한 미국 법안 개정 상황 등을 짚어본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국내 특수선 분야 양강으로 꼽힌다. 잠수함과 수상함 등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양사는 최근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군함 건조에만 주력했던 이들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MRO 분야를 점찍은 이유는 무엇일까.
19일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이 중 미국 시장만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20조원에 달한다. 2029년에는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이 약 87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MRO는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운영(Overhaul) 각 영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온 약자로, 함정과 지원 선박의 유지, 보수, 정밀검사를 의미한다. 당초 국내 조선사들은 MRO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신조 건조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해외 진입 장벽도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장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는데다 단순한 정비를 넘어 미 군함 MRO 수주를 위한 전초기지로 부상하면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미 MRO 사업에서 먼저 성과를 내면 이후 미 군함 사업 협력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이 쇠퇴한 미국은 당장 중국의 해군 군비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함정 MRO 사업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 현재 보유 중인 296척의 함정을 오는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퇴역 함정 수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약 30년간 총 364척의 신규 함정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해군 MRO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사 중 글로벌 MRO 시장에 먼저 진출한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 수빅 해군기지에 함정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필리핀에 인도한 호위함 2척에 대한 MRO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한화오션 보다 먼저 미국 군 당국과 함정정비협약(MRSA)을 체결했지만, 특수선 도크 생산관리 문제로 미 해군 MRO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 해군 MRO 수주전에 뛰어든 HD현대중공업은 이달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9월부터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안벽에서 정비를 시작해 프로펠러 클리닝과 각종 탱크류 정비, 장비 검사 등을 거쳐 올해 11월에 앨런 셰퍼드함을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총 2~3척의 미 해군 MRO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HD현대는 지난 4월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6월에는 미국 조선 그룹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 잇달아 군함 및 상선 분야에서 기술협력과 공동 건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6월 말에는 미시건대, MIT 등 미국의 조선해양 전문가 40여명과 함께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는 등 미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화오션은 그룹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직후 MRO 전담팀을 신설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5000억원을 MRO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월리 쉬라함에 이어 11월 유콘함, 지난달 찰스 드류함 정비까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3건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총 5~6척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에 인수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필리조선소 인수 후 설비 투자,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등 전방위적 개편에 나서고 있다”면서 “한국식 생산관리 기법과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현재 연간 1~1.5척인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양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2인은 지난달 31일 ‘한미 간 조선산업 협력 증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내에 미 군함 MRO 등을 위한 특화 단지를 지정하고, 정부 출연금 등으로 조선 산업 협력 증진 기금을 설치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MRO 사업부터 시작해 미국의 법 개정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미 군함 건조까지 추진한다는 목표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와 조선 3사가 케이조선과 HJ중공업 등 중소 조선사를 공동 인수한 뒤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MRO에 특화한 조선소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때 마스가 프로젝트 일환으로 조성될 조선 협력 펀드가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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