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첫 분기 흑자…누적 적자 8000억원 여전히 부담
비식품·美 진출로 반전 노려…신선식품 플랫폼 정체성 희석 우려
한때 ‘샛별배송’으로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하며 주목받았던 컬리의 IPO(기업공개)가 지연되고 있다. 최근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올해를 도약 원년으로 삼기 위해 비식품군 확대와 해외 진출, 물류 외주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의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사업 확장이 컬리 고유의 정체성인 ‘프리미엄 신선식품 플랫폼’을 희석시킨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올 1분기 창업 10년만에 분기 기준 첫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억원에서 20억원 늘었다.
컬리가 10년 간 누적된 적자 기조에서 처음으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턴어라운드’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2022년 2335억원, 2023년 1436억원, 지난해 183억원에 달하는 연간 영업손실을 고려할 때 여전히 누적 적자 규모가 약 8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약 2조2000억원에 이르던 누적결손금은 지난해 자본잉여금 결손 보전 방식으로 상쇄시켰다.
분기 흑자 경영 성과가 나오면서 김슬아 대표의 비식품군 확대, 미국 진출, 3자 물류(3PL) 강화 전략은 더욱 속도가 붙고있다. 실제 김 대표는 올해 뷰티·리빙 등 비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미국 현지에선 한인 교포를 중심으로 48시간 내 배송을 목표로 한 ‘컬리USA’ 론칭을 준비 중이다.
또 자사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3자 판매자 대상 풀필먼트·배송 서비스(3PL)까지 확장해 ‘이커머스 기반 유통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행보가 컬리 본연의 ‘프리미엄 신선식품 플랫폼’이라는 정체성과는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단일 품목군에서 고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온 컬리가 확장 과정에서 색깔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네이버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현재까지는 뚜렷한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컬리는 올 하반기 네이버의 별도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독립 카테고리로 입점할 예정이다. 하지만 과거 네이버와 협업했던 SSG닷컴, 홈플러스 등의 사례처럼 실질적인 트래픽 전환이나 거래액 증대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컬리가 첫 흑자로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이날 기준 컬리의 장외시장 주당 거래가격은 1만 6900원으로 시가총액은 약 7152억원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 원금을 지키기 위한 컬리의 지분가치 하한선인 2조8000억원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또 프리 IPO 당시인 2021년 12월 4조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어서 코스피 상장 가능성에 회의론은 커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시도는 의미 있지만, 본업에서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한 확장이어야 한다”며 “무리한 확장은 오히려 투자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IPO 시기를 정해두고 있지 않지만, 컬리의 성장과 주식시장의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시기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 핵심 비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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