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거대 조선사 출범 임박…美 해군 MRO 수주전서 맞붙을까  

시간 입력 2025-06-30 17:45:00 시간 수정 2025-07-01 08: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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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2위 조선사 통합…정부도 조선소 건설·정비 지원 방침  
HD현대重·한화오션과 미 해군 MRO 시장서 한일전 펼칠 듯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

일본 정부가 자국 조선업 재건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1, 2위 조선업체가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선박 건조량은 세계 4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특히 호위함 등 군함 건조 경험도 지니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수주를 놓고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조섭업체인 이마바리조선은 2위 업체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지분을 60%까지 끌어올려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마바리조선은 공급망 일원화를 통해 제조 원가를 절감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분 인수는 관련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수개월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건조량 기준으로 일본 내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거대 조선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일본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했으나, 2000년대 이후 급격히 쇠퇴해 지난해 신규 선박 수주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다만, 군함 건조 등의 기술력은 여전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일본은 75년 넘게 미 7함대가 주둔한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미 해군 MRO를 전담해왔다. JMU도 군함 등 함정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관세협상 중인 일본 정부 역시 최근 한국과 마찬가지로 조선업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서 한일전 구도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해군 MRO 규모는 연간 20조원으로,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트럼프의 러브콜을 받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은 한·미 조선·해양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며 미 해군 MRO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입찰 조건을 갖췄다.

올해 2~3척 수주를 목표로 제시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미 해군 MRO 입찰에 세 차례 참여했다. 최근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이어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도 미국 상선 건조를 위한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은 든든한 우방이자 중요한 사업 파트너”라면서 “미국의 조선업 재건 및 안보 강화 노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USNS Wally Schirra), 급유함인 유콘(Yukon) 등 2척의 MRO 사업을 수주했다. 윌리 쉬라는 지난 3월 정비를 마쳐 미 해군에 인도했고, 유콘의 경우 거제에서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5~6척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한화시스템과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해군 함정 건조와 MRO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연 1~1.5척 수준인 생산 능력을 2035년까지 8~10척으로 키우고, 현재 1500명인 인력도 2035년 3000명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면서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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