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혁신적인 디지털”…카카오뱅크, ‘Virtual Bank’로 첫 태국 진출

시간 입력 2025-06-23 07:00:00 시간 수정 2025-06-20 17: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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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뱅 첫 해외 인허가…태국 시장 직접 진출
SCBX와 손잡고 동남아 디지털 금융 거점 확보
시스템 수출 넘어 현지 운영까지 주도

카카오뱅크가 태국 현지 가상은행(Virtual Bank)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25년 전 외환위기 이후 철수했던 한국계 은행이 다시 태국에 진출한 사례로, 디지털 금융 역량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준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인가로 카카오뱅크는 단순 시스템 제공을 넘어, 현지 금융사업 전반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글로벌 플랫폼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태국 재무부로부터 가상은행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가 심사에 응했으며, 디지털 역량과 현지화 전략, 사용자 중심의 UI·UX 설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은 내년 하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올해 3분기 내 준비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상품·서비스 기획과 앱 개발을 직접 주도한다. SCBX는 태국 3대 금융지주사로 태국 전역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사업 전개 과정에서 전략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지분을 투자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져왔다. 슈퍼뱅크는 출범 9개월 만에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는 그 과정에서 모바일 기반 서비스 설계와 수요 적합성 검증을 경험했다.

슈퍼뱅크는 인도네시아 현지서 혁신성과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아이디어를 차용한 소액저축상품 쯜릉안(Celengan)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로부터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금융상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4년 11월 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왼쪽)와 아르시드 난다위다야 SCBX 대표이사가 가상은행 합작 인가 추진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이 같은 운영 경험은 태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모델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단순 시스템 공급을 넘어 현지 금융 소비자 관점에서의 상품 설계, 디지털 여정 개선, 앱 구조 설계까지 직접 맡으며 고도화된 운영 체계를 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자산 규모 확대와 함께 디지털 금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 시장까지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디지털 뱅킹 플랫폼’으로의 성장 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태국 진출을 기업가치 상승의 주요 동력 중 하나로도 꼽고 있다. ‘2024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진출은 △스마트 마이너리티 △컨소시엄 파트너십 △리딩 메이저리티라는 로드맵을 바탕으로 실행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두 번째 단계인 컨소시엄 파트너십을 지나고 있다. 이후 동남아시아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진출 국가와 추진 사업 범위를 넓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재무적 이익을 실현하는 리딩 메이저리티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자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한국계 은행과 기업의 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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