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영업 중단 후 43일 만에 신규 영업 재개…유심 신규 가입은 20일 이후
최근 2달 간 가입자 51만명 이탈…점유율 40%도 깨질 듯
“매출 감소 1460억 추산, 마케팅 비용 합하면 수천억 손실”

유심 해킹 사태로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했던 SK텔레콤이 16일부터 이심(eSIM)을 통해 신규 영업을 재개하며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해킹 사태 이후 5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한 만큼, 단순히 신규 영업을 재개하는 것을 넘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SKT는 16일부로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물리적 재고가 필요 없는 이심을 이용한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신규 영업을 중단한 지난 5월 5일 이후 43일 만이다.
이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디지털 가입자 식별 모듈로, 별도의 유심(USIM) 칩 없이도 개통이 가능하다. 유심 정보 유출 피해 고객에 대한 무상 교체를 최우선으로 진행하는 상황에서, 재고 부담이 없는 이심부터 신규 영업을 부분적으로 재개한 것이다.
SKT는 지난 15일 기준 누적 807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남은 예약자 182만명에 대한 교체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 주까지 총 35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해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오는 20일까지 기존 예약 고객들의 교체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에는 고객이 직접 매장 방문일을 지정하는 새로운 예약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심을 통한 신규 영업 재개는 이르면 이달 21일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월과 5월 두 달간 SKT에서 타사(알뜰폰 포함)로 번호이동한 순이탈 가입자는 51만9860명에 달한다. <출처=연합뉴스>
SKT가 신규 가입을 재개하며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해킹 사태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고 국내 최대 이통사라는 자존심에 큰 흠집을 낸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당장 지난 4월 해킹 사태가 불거진 이후 이미 5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해킹 사태가 발생한 4월과 5월 두 달간 SKT에서 타사(알뜰폰 포함)로 번호이동한 순이탈자가 51만9860명에 달한다.
가입자 이탈로 SKT의 시장 점유율도 근 10년 만에 40% 밑으로 내려왔다. SKT의 휴대폰 회선 점유율은 지난 3월 40.4%에서 4월 40.1%로 하락했고, 5월 가입자 이탈을 합산하면 39%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가입자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액만 14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가입자 재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T가 영업을 재개했지만, 이미 경쟁사로 넘어간 50만 이상의 고객을 되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규 가입 재개를 넘어, 해킹으로 실추된 보안 신뢰를 회복하고 고객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나 파격적인 보상책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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