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비율 하락…종신보험 수요↓‧해약환급금↑
유동성 확보 위한 전략으로 풀이…2030년 대비 708.87%p 감소

생명보험사 3월 저축성보험 신계약 건수 추이.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저축성보험의 신계약 건수와 금액 규모가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새 보험회계 제도인 IFRS17 하에서 부채로 계상되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생보사들이 영업력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성 보험은 보험의 기본 기능인 위험 보장보다는 목돈 마련이나 재산 증식 등 저축의 목적에 초점을 둔 보험상품이다. 일정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만기나 중도 해지 시 원금과 이자, 혹은 환급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생보사 13개의 저축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14만8746건으로 전년 동기 12만9657건보다 14.72%(19만89건) 증가했다. 신계약 금액도 8조93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월 말 7조6502억원보다 5.8% 늘어났다.
생보사 중에서 저축성보험 신계약 건수가 장 많이 늘어난 곳은 KB라이프생명(13만846건)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11만744건) △KDB생명(3876명) △삼성생명(3556건) △미래에셋생명(2377건) △iM라이프생명(1656건) △하나생명(968건) △신한라이프(677건)가 뒤를 이었다.
신계약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97.21% 증가한 KDB생명을 이어 △KB라이프생명 88.93% △한화생명 85.24% △iM라이프생명 88.93% △미래에셋생명 43.77%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금액 기준으로는 △ KDB생명 155.03% △신한라이프 114.5% △iM라이프생명 74.92% △한화생명 74.75% △하나생명 73.32% △KB라이프생명 70.88% 순으로 높았다.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돼 보험사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산정 시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럼에도 생보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축성보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생보사 13곳의 4분기 말 유동성비율 평균은 566.65%로 전년 말 평균 1275.52%이었던 것에 비해 708.87%포인트 감소했다. 유동성비율은 유동성자산 보유금액을 평균지급보험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유동성 지표를 나타내는 수치로 평가된다.
유동성비율이 하락한 이유는 기대수명이 늘어나며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경기 침체로 해약환급금 또한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2012년 대규모로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이 올해 하반기에 만기를 앞두고 있어 현금이 빠져나가며 유동성비율이 추가로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의 영향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이 주력 상품이며 손보사들보다는 생보사에서 더욱 상품 판매가 활발하다”며 “지난해 보건 개혁회의에서 방카슈랑스 25% 룰이 완화되며 한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비율이 늘어나다보니 신계약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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