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지켜낸 SBI저축은행, 악화된 웰컴·한투저축…PF가 명암 갈랐다

시간 입력 2025-06-11 07:00:00 시간 수정 2025-06-10 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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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1분기 NPL비율 9.21%…1년새 1.1%p↑
5곳 中 3곳은 당국 권고치 넘어서…웰컴저축銀 13% 육박
SBI저축銀, NPL비율 6.30%…대형 저축은행 중 가장 낮아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다다른 가운데, 대형 저축은행 5곳 중 3곳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역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SBI저축은행만 전년 대비 개선된 건전성 지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취급 규모가 낮은 것은 물론, 출범 당시부터 관심을 기울인 리스크 관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5대 저축은행(OK·SBI·애큐온·웰컴·한국투자)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7.5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의 경우에는 더 큰 폭 오른 모습을 보였다. 5대 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9.21%로, 전년 동기보다 1.1%p(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NPL은 회수가 어려워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 여신과 연체 여신 중 손실이 예상되는 ‘회수의문’, 담보처분을 통해 회수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는 ‘고정’ 여신을 합한 것이다. NPL비율은 이 여신의 합을 총 여신으로 나눈 값으로,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대형 저축은행 5곳 중 3곳이 금융당국의 권고치(8% 이하)를 넘어선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올 1분기 NPL비율이 13%대에 육박하며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웰컴저축은행의 1분기 NPL비율은 12.98%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9.64%)보다도 3.34%포인트 악화된 수준이다. 상승폭은 물론, NPL비율 자체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라 관련 채권의 부실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대출 채권 연체율은 27.45%로, 전년 동기(16.47%) 보다 10.98%포인트 악화됐다. 연체액도 2354억원에서 2646억원으로 1년 만에 12.40% 늘었다.

뒤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NPL비율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올 1분기 NPL비율은 9.97%로, 전년 동기(7.55%)보다 2.42%포인트 올랐다. OK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NPL비율이 9.85%로 당국 권고치를 넘어섰으나, 1년새 상승폭은 0.37%포인트 수준에 불과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1분기 NPL비율은 6.97%로 당국의 권고치보다 여유를 두고 있었다. 전년 동기(6.93%)보다도 0.04%포인트 오르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대형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뒷걸음질 친 가운데, 1년새 NPL비율이 개선된 곳은 SBI저축은행이 유일했다. SBI저축은행의 1분기 NPL비율은 6.3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97%)보다 0.67%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이는 5대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4년 통합 출범 당시부터 금융사에게 있어 대외적인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인지해 건전성 지표 관리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점은 물론, 심사 역량의 차이와 그간 채권 매각을 부지런하게 진행해 온 점도 NPL비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찍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의 경우 타사보다 중금리대출 시장에 빨리 진출해 해당 시장을 더 빨리 공략해 왔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중 다수가 중금리대출로 구성돼 있어 개인신용 분야에서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축은행업권의 건전성 지표는 부동산 PF 부실화의 영향을 한 몸에 받으며 지속 악화돼 왔다.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9.0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8.52%)보다 0.48%p(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로써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10년 만에 9%대에 접어들게 됐다. 지난 2015년 9.2%까지 올랐던 연체율은 2016년 5.8%로 떨어졌다.

이후 △2017년 4.6% △2018년 4.3% △2019년 3.7% △2020년 3.3% △2021년 2.5% 등 지속 하락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3.4%로 소폭 오르기 시작하더니 △2023년 6.6% △2024년 8.5%까지 오르며 상승폭에 속도가 붙었다. 끝내 올 1분기에는 9.00%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건전성 지표 악화세가 올 하반기께 해소될 것이라 내다봤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 업권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이미 저점을 찍은 가운데 기준금리도 올해 2~3차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F 대출의 경우 부동산 시장의 개선과 함께 올해 하반기께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하반기까지만 버티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보고 있는 것”이라며 “저축은행들의 손실흡수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PF 관련 연체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와는 상관없이, 시장 개선에 따라 버티기만 하면 무조건 플러스로 돌아올 거라 판단한 것이라 본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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