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중단에 사업부 매각까지…K-철강, 구조조정 속도전

시간 입력 2025-06-05 17:45:00 시간 수정 2025-06-05 17: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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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 매각 방안 검토 중
동국제강, 7월 22일부터 약 한달간 인천공장 생산 중단  
중국발 공급 과잉‧수요 부진‧관세 겹치자 자구책 마련 총력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사진제공=현대제철>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철강업계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자 사업부 매각부터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고강도 자구책을 꺼내든 것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를 대주·KC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기사업부는 굴삭기 부품인 무한궤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중소업체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한궤도를 생산해왔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경쟁력을 잃자 사업 부서를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중기 판매량은 2021년 대비 약 65%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중기사업부 외에 단조 자회사인 현대IFC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와 중국 저가 제품 대비 경쟁력 상실로 구조적 한계를 맞이했다”며 “철강 부문의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고용 안정을 위해 중기 사업 매각 진행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해당 공장은 노조의 반발로 축소 운영으로 방침을 바꿨지만, 현재 가동률이 극히 낮아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커지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에는 인천공장 철근 설비 가동을 한 달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철근공장 전체 생산라인을 멈춰 세운 것은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전사적으로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해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시행하는 등 원가 절감 방안도 시행 중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철근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제공=동국제강>

다른 철강사들도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압연공장 및 제강공장 생산을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4일까지 멈춘다.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자 철근 수급 안정화를 위해 인천 공장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천공장은 동국제강의 연 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국내 최대인 연간 220만톤의 철근 생산이 가능하고, 전기로 2기와 압연라인 2기를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생산 중단으로 약 20만톤의 공급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야간 제한 조업’으로 공장 가동을 60%까지 줄인 동국제강은 올 초 50%까지 추가로 낮췄다. 동국제강은 오는 8월 시장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중단 기간 연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 역시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내 1제강공장을, 11월에는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저수익 및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도 시행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 내 저수익 서비스센터 구조조정과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법인 매각 등 45개 사업을 정리해 현금 6625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도 61개 사업의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누적 현금 2조1000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철강사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대외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는 4일(현지시간) 발효됐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기존 관세에 추가된 25%의 관세까지 부과 받게 됐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철강 수입에 적용되는 무관세 쿼터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U는 우리 철강업계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약 2835만톤의 철강 전체 수출 물량 중 유럽으로 수출된 철강 물량은 381만톤으로 미국(281만톤)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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