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부채, 지난해 기준 26.3조…전년보다 1.9조 증가
MG손보, 유동성자산 1조…KDB생명 2.8조·롯데손보 1.1조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부채가 2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계약부채는 보험사가 고객과 맺은 보험계약에 따라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 해약환급금, 배당금 등을 합한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롯데·MG손보의 보험계약부채는 지난해 기준 26조23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4조2719억원보다 1조9656억원(8.0%) 늘어난 액수다.
보험사별로는 지난해 기준 KDB생명 16조309억원, 롯데손보 6조224억원, MG손보 4조1842억원 순으로 많았다. 전년 기준으로도 KDB생명 15조6073억원, 롯데손보 5조1160억원, MG손보 3조5486억원 순으로 많았다.
문제는 KDB생명·MG손보의 경우 보험계약부채가 이처럼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이들 보험사의 경영상태마저 현재 녹록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부실 꼬리표까지 달게 된 것이다.
KDB생명은 10년가량 인수합병 시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산업은행 품에 임시로 안긴 상태다. 1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을 수혈했음에도 재무상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데다가 시장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다. 강석훈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원매자가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손보는 올해 1분기에 작년 1분기보다 66.8% 감소한 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는 데 그쳤다. 이달 초에는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려다가 금융당국 벽에 막히기도 했다. 이때 이복현 금감원장은 “롯데손보가 보험계약자 보호에 필요한 재무 건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히 평가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G손보 지난 15일부터 영업 일부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금융당국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처리 방안으로 ‘가교보험사 설립’ 카드를 꺼낸 데 따른 것이다. 기존 MG손보 보험계약자들이 보유한 보험계약은 보장내용, 만기 등의 조건 변경 없이 가교보험사로 이전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MG손보의 업무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보험사의 신지급여력(K-ICS, 킥스)비율이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금융당국 하향 권고치인 130%에 모두 미달한다는 사실도 문제다. 킥스비율은 IFRS17 하에서 보험사 자본 건전성을 알려주는 지표로, 보험금 만기 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나타내며 수치가 낮을수록 돌려줄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KDB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3%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66.3%보다 13.3%포인트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는 128.7%에서 125.8%로 2.9%포인트, MG손보는 35.9%에서 3.4%로 32.5%포인트 하락했다.

설상가상, 이들 보험사의 유동성자산도 메말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유동성자산은 보험사가 단기적인 자금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유하는 자산으로 현금이나 기업어음(CP) 등을 포함하고 있다.
KDB생명의 유동성자산은 2023년 8조1809억원에서 2024년 2조8691억원으로 5조3118억원 감소했다. 이때 유동성비율은 1431%에서 476%로 954%포인트 줄었다. 본사 사옥인 KDB생명타워를 최근 CJ올리브영에 6700억원 규모로 매각한 것은 재무상태 회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의 유동성자산은 1조6213억원에서 1조1589억원으로 4624억원 줄었으며 유동성비율도 4349%에서 4155%로 194%포인트 줄었다. MG손보의 유동성자산도 2조4243억원에서 1조599억원으로 1조3644억원 감소했으며 유동성비율도 1300%에서 463%로 836%포인트 줄었다.
이런 시장의 우려에 KDB생명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이지만, 보험시장을 둘러싼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이겨내고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과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견고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회사가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와 실질적인 대응을 믿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KDB생명은 전략기획부문장(CFO) 자리에 지난 8일, 정진택 전 iM라이프 CFO를 신규 선임했다. 정 전 CFO는 이전에 한화손보에서 보험수리파트장, 리스크관리팀장 등을 거쳐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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