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의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 52.9%로 업계 최대
의료비 증가·손해율 상승 등과 연동…지급보험금 14.1조 규모

올해 MG손해보험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보험료를 작년 대비 50% 넘게 올리면서, 실손보험 취급 보험사 중 가장 높은 보험료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잠식 중인 MG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데다가 청·파산 기로에 놓인 상태여서 현재 재정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그 일환으로 보험료 인상이라는 급약 처방에 나섰으나 보험상품 매력도 하락이라는 최악의 현실과 마주한 모습이다. 설상가상 금융당국이 MG손보의 보험계약을 다른 손해보험사로 이전하는 ‘계약이전’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업력은 급격하게 무너진 상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MG손보의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52.9%로 업계 최대를 기록했다.
실손을 취급 중인 경쟁사의 인상률을 살펴보면 △현대해상 20.8% △NH농협손보 20.3% △롯데손보 19.2% △DB손보 18.5% △한화생명 17.9% △삼성화재 16.8% △흥국생명 15.8% △한화손보 14.3% △KB손보 13.9% △동양생명 12.2% △메리츠화재 11.3% △삼성생명 10.2% △DB생명 9.1% △교보생명 8% △흥국화재 3.1% △NH농협생명 0% 순이다.
대개 실손보험료 인상은 의료비 증가나 손해율 상승 등과 연동해 이뤄진다. 이번 MG손보의 보험료 인상 폭을 두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신계약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남아 있는 계약자를 대상으로 울며 겨자먹기식 인상에 나섰다는 인상이 짙다.
MG손보는 2021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보험사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신지급여력비율(K-ICS)은 작년 기준 3.45%로, 보험금 지급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보험료 인상 폭은 대개 손해율, 재정 상황, 경영전략 등을 고려해 결정되지만 MG손보의 경우 앞세울 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실손보험료를 올리면 그만큼 실손보험 판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실손보험 판매고가 오른다고 해도 100%가 넘는 손해율로 인해 적자 폭 개선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비단 MG손보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손보험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손보 업계 실손보험 손해율을 살펴보면 △한화생명 123.5% △현대해상 122.6% △NH농협손보 122.3% △DB생명 118.6% △동양생명 118.4% △메리츠화재 113.1% △DB손보 108.1% △MG손보 103.2% △KB손보 102.1% △롯데손보 100.7% △교보생명 99.7% △흥국화재 97.2% △한화손보 96.6% △삼성화재 96.5% △NH농협생명 95.8% △삼성생명 89% △흥국생명 85.1% 등이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7년 7조3000억원이던 것이 2023년 14조1000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실손보험료도 덩달아 오르는 악순환이 부담으로 자리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의료체계 정상화와 국민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실손보험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개혁안은 비급여 항목과 관련한 분쟁조정 기준을 마련하고, 가입자가 보장 희망 범위와 보험료 부담을 고려해 비급여 특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보험 개혁 이후) 실손보험료가 30~50% 내외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민 부담이 감소하고 보험료 체계의 공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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