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53조’ 동양·ABL생명 품을까…이달 정례회의서 결정 전망

시간 입력 2025-04-18 07:00:00 시간 수정 2025-04-17 17:00:0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인수합병 이번 정부서 매듭 예상…“금융위 안건소위서 논의 거쳐”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결정판 전망…동양·ABL 노조 고용안정 요구

금융당국이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여부를 시일 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6.3 조기대선으로 차기 정부로 결정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김병환 금융위원장 임기내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인수합병으로 탄생할 우리금융 생명보험사가 그룹 내에서 재무적으로 견고한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이번 달 말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을 최종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안건소위에서 논의 중이지만 인수합병 결정 시기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정례회의 결과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6월 초로 예정된 조기 대선 영향으로, 늦어도 5월 중에는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가닥이 잡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경영실태평가 등급 하락(2등급→3등급)으로 인수 무산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이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부여하면서 인수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ABL생명 인수와 관련해, 1조5493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은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ABL생명 지분의 매각을 승인했다.

이에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품게 되면 자산 50조원이 넘는 생보사를 그룹 계열사로 두게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자산은 34조5776억원, ABL생명의 자산은 18조6651억원이다. 둘을 합하면 약 53조원 규모인데 이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에 이은 여섯 번째다.

동양생명 및 ABL생명 재무상태 현황. <표=CEO스코어데일리>

동양생명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023년 10.85%에서 지난해 12.5%로 1.65%포인트 올랐다. 이때 ABL생명의 ROE는 8.62%에서 11.56%로 2.95%포인트 올랐다. ROE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었는지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동양·ABL생명의 당기순이익과 보험수익도 상승세다.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2649억원에서 지난해 3102억원으로 453억원(17.1%) 늘었으며 보험수익은 1조1072억원에서 1조1865억원으로 793억원(7.1%) 늘었다. 같은 기간 ABL생명의 당기순이익은 912억원에서 1048억원으로 136억원(14.9%) 증가했으며 보험수익은 6516억원에서 7048억원으로 532억원(8.1%) 증가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동양·ABL생명의 인수합병은, 현재 90%에 가까운 은행 의존도를 분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게다가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8389억원보다 8.17% 감소한 7704억원 수준이어서 동양·ABL생명의 힘이 절실하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신한·KB·하나금융은 다소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 들 전망이다.

이 가운데 동양·ABL생명 노조가 우리금융 인수합병 이후 고용승계 보장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움직임이 ‘메리츠화재·MG손보’ 사례처럼,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합병하는 데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