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제시했던 블록통합 공약 서울시 반대로 좌초 위기
조합원 “공약 미이행 책임 물어야” vs “빠른 공사 우선” 갈려
대우 “시공사 교체시 사업 1~2년 지연…합리적 판단해달라”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대우건설에 대한 재재신임 여부를 묻기로 했다. 대우건설이 수주 당시 공약한 ‘118프로젝트’와 블록통합 등이 서울시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빠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다만 조합 내부에서도 시공사 교체를 두고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16일 도시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27일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 시공사 지위 재재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 일원 약 11만㎡ 용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동, 아파트 153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이주를 시작해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현재는 관리처분계획수립 총회를 거친 후 용산구청에 인가신청까지 진행했다.
조합은 지난 2023년 9월에도 대우건설이 공약한 ‘118프로젝트’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묻고자 재신임 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2022년 한남2구역을 수주하면서 ‘118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118프로젝트는 단지 높이를 118m(21층)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이지만, 서울시가 남산 경관 보호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118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조합 투표로 의결된 계힉도로 변경(블록통합) 추진을 진행키로 했다. 블록통합을 하면 한남2구역을 관통하는 도로를 제거해 용적률을 높일 수 있고 커뮤니티 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록통합 추진도 서울시 반대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조합은 대우건설에 대한 재재신임 여부를 묻는 총회 개최를 결정했다.
대우건설은 27일 총회를 앞두고 시공권 유지를 위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다. 홍보활동을 통해 대우건설의 입장과 그간 추진해온 사업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사가 제안한 투-트랙 방식을 통해 촉진계획과 기존의 사업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이주단계까지 인허가 지연없이 조합의 빠른 사업 추진을 지원해왔다”며 “조합원들의 투표로 의결된 블록통합 추진을 위해 인허가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1~2년의 사업지연을 막고 조합원들의 재산적 손실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남2구역 조합원들의 입장도 나뉜다. 한남2구역 내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118프로젝트에 이어 블록통합까지 좌초될 위기에 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은 대우건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조합원이 있고, 재개발의 생명이 빠른 공사인 만큼 시공사 교체없이 진행하자는 조합원도 있다”며 “반반으로 나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어떤 건설사가 시공을 하던 조합 입장에서는 조합원들과 협조해 빠르게 공사를 진행하는게 가장 좋다”며 “시공사가 교체되더라도 118프로젝트나 블록통합이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는데, 시공사 교체에 따른 공사 지연이 더 부담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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