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만원대 5G’ 내놔도 가입자 ‘썰렁’…“번호이동 줄고, 협회는 분열 위기”

시간 입력 2025-04-14 07:00:00 시간 수정 2025-04-11 17: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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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대 5G 20기가 요금제’ 출시에도 전월 대비 번호이동 순증 감소
LG헬로비전, 알뜰폰협회에서 탈퇴…“협회가 사업 이해 대변 못해”
대기업 자회사·중소기업 갈등 심화…업계 전체 불안 가중

알뜰폰 업계가 1만원대 5G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 확장에 공을 들였으나 정작 3월 번호이동 실적은이 오히려 전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요 대기업 계열사와 중소업체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알뜰폰협회 내부 갈등까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해 3월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25만6132건으로 전월(28만7491건) 대비 약 3만1000건 줄었다. 이는 두 달 전인 1월(25만8708건)보다도 저조한 성적이다. 1만원대 5G 20GB 요금제가 본격 출시됐음에도 기대만큼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다.

1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내놓은 곳은 스마텔, 큰사람커넥트, 프리텔레콤, 아이즈비전 등 중소사업자들이다. 

정부가 과거보다 대폭 인하된 도매대가(데이터 최대 52% 인하)를 적용해 요금제 경쟁력을 높인 것이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1만원대 요금제는 대개 ‘프로모션’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지속적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단말기 출시 시기에 따라 번호이동이 출렁이는 구조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3월 번호이동 총건수(52만5937건)도 갤럭시 S25 시리즈 신제품 효과가 사그라들면서 2월(57만5642건) 대비 5만 건 줄었다. 업계는 “새학기, 신제품 출시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움직이는 이동 수요가 줄면서 알뜰폰 번호이동도 함께 감소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출처=연합뉴스>

설상가상, LG헬로비전이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알뜰폰협회)에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균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약 7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협회내 핵심 회원사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통신 3사 자회사·금융권 계열사 등 대기업 계열 알뜰폰 진영과 중소사업자 간 해묵은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형 알뜰폰 업체들은 자신들이 협회비를 많이 부담하고도 협회가 영세 사업자 목소리만 대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국회에서 추진 중인 ‘대기업·금융권 알뜰폰 점유율 60% 제한’ 입법에도 협회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기업·금융권 계열사는 몸집을 키우기 어려워져 사실상 성장에 제동이 걸린다. LG헬로비전은 협회 탈퇴 신청 이유로 “사업자간 이해를 대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가 중소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도매대가 인하, 종량제(RM) 방식 확대 등 각종 제도도 대기업 계열사들에게는 지원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도매대가 인하 정책은 직접 요금제를 설계·판매하는 소규모 사업자에게 주로 유리하고, 대기업 계열 알뜰폰이 주로 활용하는 ‘재판매(RS) 방식’에는 적용폭이 작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협회가 대기업 계열사와 중소사업자의 의견을 절충해 한 목소리를 내야 정책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통사 자회사들은 규제에 묶여 있고, 중소사업자들은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갈등이 심화된다면 알뜰폰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와 중소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협회가 어디에 초점을 맞춰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대기업이 탈퇴 움직임을 보이면 정책 대응이나 마케팅 협력도 분산돼 결과적으로 알뜰폰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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