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난해부터 임원 연봉 20% 반납‧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 매각
현대제철, 비상경영 돌입…임원 연봉 20% 삭감‧전 직원 희망퇴직 검토 중
中 저가 철강재 공세에 美 25% 관세 부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지속

3월 11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와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감축에 나서며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7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비상경영에 돌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임원들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해외 출장 최소화 등의 비용 절감 방안도 함께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라며 “희망퇴직 등 다방면으로 원가절감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포항공장 기술직 근무자 12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기도 했다. 회사는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지난해 말부터 포항 2공장을 축소 운영해왔다. 현재 포항 2공장의 제강 및 압연 공정 모두 기존 4조 2교대 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전환해 제강 공정에서 쇳물만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그룹도 지난해 4월부터 임원 연봉을 최대 20% 삭감했다. 임원들을 대상으로 ‘격주 주4일 근무’를 ‘주 5일’ 근무하도록 환원하기도 했다.
저수익 및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에도 돌입한 상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중국 내 저수익 서비스센터 구조조정과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법인 매각 등 45개 사업을 정리해 현금 6625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도 61개 사업의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누적 현금 2조1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 매각을 완료했다.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은 지난 2002년, 2015년 각각 설립됐다.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가공해 현지 공장에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현대차·기아의 현지 점유율 하락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이를 철수 시킨 것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이처럼 양사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이유는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와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소화해내지 못한 철강 물량을 저가로 국내에 대거 유입시키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강 제품 물량은 2020년 601만6634톤에서 지난해 879만7355톤으로 46%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산 철강에 대한 25%의 관세를 12일 0시(현지시간)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48억3100만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 비중이 13.1%에 달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조4730억원으로 전년대비 29.3% 줄었고, 현대제철은 1595억원으로 80% 가량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은 노조 리스크까지 겹쳤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해 기준 당기순손실 650억원의 경영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 1인당 평균 2650만원(450%+1000만원) 수준의 성과금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추가 성과금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은 이제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에서 제품을 수입해온다는 간단한 경제적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며 “국제 질서 변화에 따라 주요 금속의 원료를 확보하고,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이지만 주요 시장에 생산 기지를 확보하는 업체들에 장기적인 수혜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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