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올해 2차례 중대재해…사상자 12명
주 대표, 재발방지 대책 약속 했지만 ‘공염불’ 그쳐
사고수습, 건설현장 중단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늘 듯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장으로 발탁된 주우정 대표가 잇단 사망사고 발생으로 위기에 빠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이 2024년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자 그룹의 대표 재무통 중 한 명인 주우정 대표를 지난해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주 대표는 기아 부사장(재경본부장) 재임 시절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 시킨 인물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4조7653억원, 영업이익 -1조236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홍현성 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의 후임으로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내정했다. 주 대표의 임무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 등이었다.
그러나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아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건설인’ 출신인 주우정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시 화양도시개발구역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가 추락해 2명의 사상자를 냈다. 1명은 부상을 입었고 1명은 사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교각 붕괴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났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당시 주 대표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불과 2주 만에 또 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주 대표는 오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이 예정돼 있다. 여야 국회의원으로부터 올해 발생한 2건의 중대재해에 대한 질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안전사고 발생으로 주 대표의 실적 개선 시점도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에 대한 수습비용과 전국 건설 현장 중단에 따른 추가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1일 전국 80여 곳의 공사장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각 현장 별로 세부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사고 수습과 공사현장 중단 등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영업정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등에 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사법리스크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가 사고 예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최대 1년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현대건설이 38.6%로 가장 많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지분 11.7%를 가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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