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이어 우리은행도…은행권 ‘알뜰폰’ 진출 노림수는

시간 입력 2025-03-13 07:00:00 시간 수정 2025-03-12 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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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KB국민은행 이어 알뜰폰 시장 진출
“단기 수익보다는 데이터 시너지·미래세대 확보 겨냥”
사업수익성은 미미…금융·통신 융합, 미래 경쟁력 강화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국내 은행권이 알뜰폰(MVNO) 시장에 속속 진입하며 금융과 통신의 융합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알뜰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하고 다음 달 중 ‘우리WON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대고객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와의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전담 조직인 ‘모바일사업플랫폼부’를 신설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거친 결과다.

우리WON모바일은 금융서비스 수준의 높은 신뢰성과 보안성을 기반으로 합리적인 요금제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인 ‘New 우리WON뱅킹’과 연계해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로열티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브랜드파워 및 고객을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미래세대 잠재고객을 확보하겠다”라며 “서비스 오픈 전까지 대외 연계 개통 테스트 등 철저한 점검을 거쳐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고 신뢰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4월 제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리브모바일(Liiv M)’을 통해 알뜰폰 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리브모바일은 알뜰폰 사업자 최초로 5G 서비스와 워치 요금제를 출시하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망을 모두 확보해 시장 내 입지를 다졌다. 또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 등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이며 차별화에도 나섰다.

알뜰폰 사업은 수조원대에 달하는 은행 본업의 수익성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수익을 내기 어렵다. 제4 이동통신사에 도전했던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말 알뜰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시장 성장세도 주춤한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 회선은 949만2407개로 전월 대비 0.3%가 줄었다. 이는 도매대가 협상 지연과 이동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출시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한 결과다.

은행권은 단기 수익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알뜰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금융과 통신의 융합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생활과 밀접한 통신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금융 활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생활금융플랫폼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국내외 통신사와의 협력을 논의하며, 금융-통신 융합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디지털 전환이 금융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종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금융서비스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은행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고객의 생활 편의성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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