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 해”…석화 4사, 영업익 줄고 적자 전환

시간 입력 2025-01-18 07:00:00 시간 수정 2025-01-17 17: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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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빅4 수익성 일제히 하락
중국·중동 추격 올해도 지속
범용 탈출 등 고강도 재편 돌입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LG화학>

석유화학 빅4로 불리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석화 4사는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적자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중국발 공급과잉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석화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올해 국내 석화 업계에서는 범용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스페셜티로 포트폴리오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18일 석화 4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살펴봤을 때, 2023년 대비 8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줄고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화의 연간 영업이익 합계는 3067억원에 그쳤다. 지난 2023년 2조4681억원과 비교했을 때 2조원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LG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1504억원으로 지난 2023년 대비 37.9% 줄었고 금호석화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 2023년 대비 10.6% 감소한 32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화솔루션은 적자 전환하고 롯데케미칼은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충남 대산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지난해 석화 업계는 주요국의 금리인상, 러·우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발 공급과잉을 마주했다.

중국은 정부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자급률을 높이고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섰다.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22년 에틸렌 생산능력을 4600만톤까지 늘려 세계 1위에 올랐고 지난 2023년에는 에틸렌 생산능력을 5200만톤까지 확대했다.

에틸렌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자, 석유화학 업계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2022년 이후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월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212.0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 110.92 달러, 11월 195.28달러보다 회복된 수치다. 그러나 1월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서 166달러 수준으로 다시 하락했다.

석화 업계에서는 점차 범용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중동 등에서 범용 제품 공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 중동 등에서 기술력을 확보해 기초소재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 “산유국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하게 된다면 국내 기업이 경쟁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LG화학 전남 여수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석화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강도 사업 재편에 돌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바탕으로 사업 매각, 인수합병, 합작법인 설립 등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비주력 사업과 범용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IT소재 사업부의 필름사업 중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양도했다. 롯데케미칼 또한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을 청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올해 국내 석화 업계가 NCC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울산·여수·대산 산업단지의 NCC 기업 9곳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적자는 8494억원에 달한다. 현재 LG화학이 여수 NCC 2공장 매각 등을 검토 중이고 NCC를 보유한 석화 기업들도 수익성을 확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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