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이달 인천‧포항공장 철근 생산 중단…“7만톤 감산”
동국제강, 올해 철근 공장 가동률 65%→50%까지 추가 감산
건설업 부진으로 수요 급감하자 원가 부담 낮추기 위해 총력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가 연초부터 철근 공장의 가동 중단 및 생산 축소에 돌입했다. 지난해 가동률을 줄였음에도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근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고환율과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만큼 당분간 철근 감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말까지 인천공장과 포항공장의 철근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인천 2철근 공장 가동은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멈추고, 포항 철근공장도 22일부터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제철의 인천 소형공장은 이미 지난 9일부터 생산 라인을 멈춘 상태다. 인천 소형공장도 오는 27일까지 문을 닫는다. 이에 따라 국내 1위 철근 생산 업체인 현대제철은 1월에만 약 7만톤 규모의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철근 공장의 가동률을 제한하는 등 감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올해도 시황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연초부터 주요 공장의 생산 자체를 아예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라며 “철근 재고 및 가격 등을 감안해 향후 공장 가동 중단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다음으로 철근 많이 생산하는 동국제강도 올해 생산량 축소에 돌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야간조업으로 철근 공장 가동률이 평년 수준의 60%~65%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부터는 50%까지 추가 감산에 나선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야간에만 공장을 돌리고 있는데 특단의 감산 조치에도 철근 시황이 계속 좋지 않다보니 올해 초부터 부득이하게 추가 감산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철근 생산량을 감축하고 나선 이유는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근 수요가 급감하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철근 시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철근 생산량은 총 724만6000톤으로 2023년(876만9000톤) 대비 2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철근 내수 판매량도 702만5000톤으로 1년 전(848만8000톤)과 비교해 20% 가량 줄었다.
반면, 철근 재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11월 37만4000톤이던 철근 총 재고량은 2023년 11월 52만5000톤에서 지난해 11월 59만1000톤으로 늘었다.
철강사들은 여기에 고환율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원가 부담까지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평균 10.2% 인상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이 1㎾h(킬로와트시)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 부담은 2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양사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철근의 유통 판매까지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상태다. 철근 유통 가격이 2021년 톤당 110만원에서 현재 60만대로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어 유통사들이 미리 사두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 유통사들의 저가 판매가 고착화되면서 시황이 더욱 안 좋아진 상황”이라면서 “철근 재고가 쌓인 상황에서 고환율과 전기요금 인상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감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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