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2년계약 유지율 60% 수준으로 하락…아시아 주요국 중 ‘꼴찌’

시간 입력 2025-01-13 17:47:26 시간 수정 2025-01-14 08: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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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차 생·손보계약 평균 유지율, 2023년 기준 ‘생보 60.7%·손보 71.6%’
생보 2년 유지 일본 89.2%, 홍콩 88.0%, 싱가포르 96.1%, 대만 88.9% 기록

생명보험계약자 10명 중 4명, 손해보험계약자 10명 중 3명이 2년을 못 채우고 상품을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이 80% 이상 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 큰 격차를 보였다. 문제는 최근 경제위기를 겪는 과정 중 예년에 비해 보험해지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23년 생명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은 13회차 83.2%, 25회차 60.7%로 집계됐다. 손해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은 13·25회차 각각 86.3%, 71.6%로 조사됐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특정 시점에 유입된 전체 보험계약 중 일정 기간 유지되는 비율을 뜻한다.

이는 전년도 평균 유지율보다 모두 떨어진 수치다. 2022년 기준 생보계약 평균 유지율의 경우 13회차 85.4%, 25회차 70.0%를 기록했으며 손보계약 평균 유지율의 경우 13회차 87.3%, 25회차 72.5%를 기록했다. 통상 경기가 침체하면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들면서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해지율이 올라가는데, 상위 생보사에서 그 양상이 두드러졌다.

◇ 1위 삼성생명도 보험유지율 10%P 가까이 하락, 주요 손보사도 70%대 이하로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경우 2022년 75.2%에서 2023년 65.5%로 9.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68.6%에서 59.2%로 9.4%포인트, 교보생명은 66.4%에서 46.8%로 19.6%포인트, 신한라이프는 64.6%에서 63.0%로 1.6%포인트, KB라이프는 69.1%에서 55.3%로 13.8%포인트 감소했다.

이와 달리 상위 손보사 보험계약 유지율 하락은 기울기가 완만했다.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기준으로 삼성화재의 경우 2022년 69.7%에서 2023년 68.5%로 1.2%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69.2%에서 66.5%로 2.7%포인트, DB손해보험은 76.2%에서 75.8%로 0.4%포인트 하락했다. 반대로 현대해상은 74.9%에서 75.6%로 0.7%포인트, KB손해보험은 71.8%에서 74.6%로 2.8%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계약 유지율은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2020년 기준 25회차 생보계약 유지율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가 61.4%에 그쳤던 반면 아시아 국가 중 일본 89.2%, 홍콩 88.0%, 싱가포르 96.1%, 대만 88.9%를 각각 기록했다. 이런 보험계약 유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외부 요인과 내부 요인으로 나뉜다.

외부 요인의 대표적인 예는 경제 상황이다. 경기가 호황일 경우 고용이 증가해 소득 증가 효과가 발생하고 반대로 경기가 둔화하면 실업률이 상승해 소득 감소 효과가 발생하는 등, 경기는 보험계약자 보험료 납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내부 요인에는 보험사, 판매자, 보험계약자 등이 있다. 보험사 측면에서 상품 포트폴리오, 판매 채널 운영전략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다. 판매자 측면에서는 모집 수수료나 전문성 등이 영향을 끼치며 보험계약자 측면에서는 연령과 같은 인적 특성, 보험료 납입 방식 등이 영향을 끼친다.

◇ “유지율 하락, 경영 성과에 부정적 요인…세분화 된 지침 마련해야”

내부 요인 중 보험사 측면에서 보험계약 유지율 모양새를 살펴보면, 전속 보험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대면 채널은 타 판매 채널보다 장·단기 유지율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으로 개인생명보험 채널별 13회차와 25회차 유지율 격차는 GA 20.3%포인트, 전속 보험설계사 18.3%포인트, TM 12.9%포인트 순이다. 장기손해보험은 전속 보험설계사 19.0%포인트, GA 18.7%포인트, 방카슈랑스 16.3%포인트 순이다. 특히 개인생명보험의 13회차와 37회차 유지율 격차는 GA 35.0%포인트, 전속 보험설계사 34.2%포인트, 방카슈랑스 24.0%포인트 순으로 두드러졌다.

보험연구원은 다수의 보험사가 보험설계사 채널에 대해 신계약 수당을 12~24개월 내에 분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수당 지급이 종료된 이후 계약을 유지하고자 하는 강도가 줄어 해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설계사들의 잦은 이직도 보험계약자에 적절한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함으로써 유지율 저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금융감독원이 GA 내부통제 실태 평가 항목에 37회차·61회차 보험계약 유지율 항목을 신설해 단기 실적 경쟁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실적 경쟁이 GA를 통해 이뤄진다고 판단해서다. 보험계약 유지율이 낮으면 GA가 고평가를 받지 못하도록 기준도 바꿀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여러 요인이 보험계약 유지율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유지율 하락은 보험료 유입 감소로 현금흐름 확보를 어렵게 할 수 있으며 소비자 이탈에 따른 회사에 대한 평판 위험 증가는 신규고객 유치 어려움, 기업가치 하락 등 경영 성과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들은 해외 보험사들이 유지율 관리를 위해 시행 중인 고객관리 및 인센티브 정책과 모집인 이탈에 대응한 디지털 서비스 확대 사례 등을 참고해 자사 채널 및 고객군에 적합한 고객관리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보험계약 유지율이 상품·판매 채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세분화된 공시 지침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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