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대규모 증자에 신규 시장 진출까지…베트남 법인 확대 ‘속도’

시간 입력 2024-12-31 07:00:00 시간 수정 2024-12-30 17: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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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법인, 출범 6년 만에 첫 연간 흑자 가시화
5월 대규모 증자 이어 가맹점주 대출 시장까지 확장

롯데카드가 베트남 법인에 대규모 증자를 완료한 데 이어, 가맹점주 대출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 영역으로의 확대를 예고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 카드사와는 다른 사업 진출 방식으로 출범 이후 만년 적자를 이어왔으나, 지속적인 노력 끝에 진출 방식의 차이를 차별점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지속 성장세가 가시화됐다는 판단 아래 성장 여력 확보에 속속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베트남 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지난 25일 결제전문 IT기업 ‘알리엑스(Alliex)’, 결제 중개 전문 기업 ‘VNPT EPAY(이페이)’와 함께 ‘소상공인 및 프랜차이즈 대상 여신상품 개발 및 확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3사는 가맹점 매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소상공인 및 프랜차이즈 대상 대출 상품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현지 자영업자의 안정적인 운영 자금 및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협약을 통해 알리엑스는 가맹점 가입 및 포스 설치 등의 영업 업무와 함께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가맹점 매출 정보를 제공해 주고,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이를 기반으로 가맹점에 대출금을 지급한다. 아울러 VNPT EPAY는 대출 원리금 정산 등의 결제 중개 업무 처리를 맡게 된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 3월 베트남 ‘테크콤 뱅크’ 소유의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을 100% 인수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영업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12월 개인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소비자금융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의 경우 기존에 영업을 영위하던 회사를 인수해 운영비를 들이는 형태가 아닌, 라이선스를 보유한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운영비뿐만 아니라 시스템 투자, 영업점 확충 등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모든 과정에 비용이 투입되며 초기 비용 부담 또한 컸다. 상황이 이런 만큼 사업 기반 구축 과정에서의 초기 비용 부담이 실적의 발목을 잡아왔다.

실제로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출범 이후 만년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 2019년 연간 순손실 77억4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167억8400만원 △2021년 131억2400만원 △2022년 101억1400만원 △2023년 124억8700만원 등 적자의 골이 깊어졌다.

이처럼 초기 비용 부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기 둔화를 겪으며 성장이 주춤했던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신용관리 역량을 축적하고,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분위기 반전에 따라 올해 들어서는 월간 흑자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신용정보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은 베트남에서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고객 신용도에 따른 차별화된 금리를 제공하는 ‘RBP(Risk Based Pricing)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고금리 시장 속 우량 고객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해, 건전성은 유지하고 상품 경쟁력은 높였다.

또 영업방식을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고객 모집비용을 낮췄다. 특히 인구 비중이 가장 높고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세대에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영업을 전개해 베트남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현지 이커머스 및 전자지갑 회사와의 협력을 통한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도 확대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리는 이커머스 업체 ‘티키’와, 올해 4월에는 베트남 3위 전자지갑 회사인 ‘잘로페이(Zalopay)’와 업무제휴를 맺고 BNPL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롯데몰,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한 ‘롯데 베트남 PLCC’ 카드를 출시했다.

베트남 사업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는 판단 아래 롯데카드 역시 베트남 법인의 사업 확대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이어갔다. 올해 5월 롯데카드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6800만달러(한화 약 937억원) 규모의 증자를 완료했다.

이는 베트남 사업을 시작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사업구조 개편 기반 마련과 영업자산 확대에 따른 운영자금 등 안정적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데 사용됐다. 이번 베트남 현지 가맹점주 대상 대출 시장에 진출한 것 또한 성장 여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올해는 베트남 진출 6년 만에 첫 연간 흑자도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18년 현지 진출 이후 차별화된 신용관리 역량과 우량 포트폴리오 위주의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지속해 오며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울러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의 자산은 사업초기인 2018년 369억원으로 시작해 그 다음해인 2019년 893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어 △2020년 1100억원 △2022년 1821억원 △2023년 2707억원으로 성장하는 등 지속적인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수익 역시도 사업초기인 2018년 8억원으로 시작해 2년 만인 2020년 255억원으로 30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에는 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5.9% 성장했다.

향후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자체 신용평가모델 구축 △디지털 영업 방식 △현지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포트폴리오 차별화 △직장인, 공무원 등 우량회원 중심 영업 등 베트남 현지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량자산 확대를 가속화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안정적 사업 확장 및 자산 건전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사업 초기 진출 방식의 차이에 따른 시스템 구축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간 영업자산을 꾸준히 성장시켜오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현재는 해소된 상황”이라면서 “오히려 지금은 진출 방식의 차이가 회사에는 장점으로 작용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카드만의 철학과 고유한 기업문화를 사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었고, 회사만의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또 모든 상품 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했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군으로의 확장도 용이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량자산 확대를 가속화해 진출 이후 첫 연간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안정적 사업 확장 및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고, 중기적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현지에서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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