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SK에코 CEO 교체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 연임
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이달 중 인사 전망
올해 들어 현재까지 10대 건설사 중 5개 건설사의 CEO가 교체됐다. 건설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CEO 교체 카드를 쓴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달 중 인사를 예고하고 있어 교체 CEO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SK에코플랜트 등 5개사가 CEO를 교체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15일 윤영준 현 대표의 후임으로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을 선임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대표에 올라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윤 대표의 임기 만료일이 2027년 3월 21일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한우 내정자는 현대건설에만 30년 넘게 몸담은 ‘주택통’이다. 197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기획실장, 건축주택지원실장 등을 거쳐 주택사업본부장까지 올랐다. 이 내정자는 내년 1월 초 취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같은 날 현대엔지니어링도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1964년생인 주 내정자는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기아차 재무관리실장,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대우건설도 지난달 11일 김보현 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이기도 한 김 내정자는 1996년생으로 대한민국 국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를 총괄했다. 이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지냈다.
대우건설 측은 “건설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김 내정자 선임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대우건설은 김 내정자의 정식 취임을 앞두고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안전강화를 위해 기존 안전품질본부 조직에서 안전 조직만을 별도로 분리해 CEO 직속으로 재편했다. 품질조직은 각 사업본부 지역품질팀으로 보내 현장 관리가 이뤄지도록 했다. 또 ‘스마트 건설기술 연구팀’과 ‘환경수처리팀’을 신설했으며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공공지원단은 언론 홍보 기능을 통합한 대외협력단으로 재편했다.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는 일찌감치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개편했다.
DL이앤씨는 지난 8월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DL이앤씨는 LG전자 출신의 마창민, 서영재 전 대표를 선임한 바 있지만,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바 있다.
박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했다. 삼호에서 경영혁신본부장까지 올랐다가 고려개발(현 DL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3월 진흥기업으로 옮겨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올해 7월 DL건설 대표이사 겸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으로 돌아온 바 있다.
박 대표 선임 후 DL이앤씨는 건설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9189억원, 영업이익 8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1조8374억원 대비 4.4%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884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 5월 SK E&S 재무부문장 출신 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를 새로 내정하고 7월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김 대표는 199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2016년 SK주식회사 재무1실장을 역임하고 2020년에는 SK에어가스 대표로 경영을 도맡았다. 이후 2021년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 2023년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거쳤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메시지를 통해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동참과 변화 의지이고, 그 변화의 시작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며 “서로의 신뢰와 각 조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목소리와 해법을 창출하며 새로운 가치를 실현해 나가자”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도 시행했다. 반도체 종합서비스 제공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에너지사업 조직은 별도 독립했다. 또 건축‧토목‧플랜트 수행조직은 솔루션 사업 조직으로 통합했다.
반면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와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오 대표는 올해 초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됐으며 오는 2027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달 8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던 박현철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는 박 대표가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 개선과 외형성장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직 임원인사가 발표되지 않았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전중선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전중선 대표는 지난 2월 한성희 전 대표의 후임자로 발탁됐다. 전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2025년 3월이다. 1962년 생인 전 대표는 포스코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이 다소 부진해 연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7조2180억원, 영업이익 12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3%, 영업이익은 25.7% 줄었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 31일이다. 2건의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 수습을 위해 2022년 7월 선임됐다. 최 대표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으나 현대산업개발로 이직한 후 현대아이파크몰 경영지원실장과 아이콘트롤스 경영지원실장, HDC현대산업개발 구매조달실장 등을 거쳤다.
최 대표가 취임한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1312억원, 영업이익은 14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 21% 늘어났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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