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망] 네이버 ‘웃고’ 카카오 ‘울고’…“AI로 성패 갈린다”

시간 입력 2024-12-03 07:00:00 시간 수정 2024-12-04 0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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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간 매출 10%·영업익 32%↑ 전망…카카오는 5%·15%
네이버, 광고·커머스 축으로 공간지능·클라우드·콘텐츠 고루 성장
카카오, 매출 비중 ‘절반’인 콘텐츠 주춤…게임·뮤직·웹툰 모두 ‘안갯속’
김범수 리더십 복귀가 관건, 판 뒤집을 킬러 서비스 필요

국내 플랫폼 업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상반된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광고와 커머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이어간 반면, 카카오는 내부 리더십 문제와 콘텐츠 실적 부진으로 큰 부침을 겪었다.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 등에 AI 기능을 강화하고, 공간지능 등이 신규 먹거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카카오는 사법리스크 해소와 함께 확실한 킬러 AI 서비스 출시라는 숙제를 남겨두게 됐다.

◆이제 ‘네카오’도 옛말?…엇갈린 희비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조8521억원, 영업이익은 1조4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1%, 32.7%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는 누적 매출 5조9146억원, 영업이익 3848억원으로 각각 6.4%, 28.3% 늘었다.

연간 실적으로 보면 격차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연간 매출은 10조6323억원, 영업이익은 1조960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9%, 3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카카오는 올해 매출 7조9536억원, 영업이익 5312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5.3%, 15.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네이버의 연간 실적은 매출 11조6154억원, 영업이익 2조2533억원으로 각각 9.3%, 14.9%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매출 8조5017억원, 영업이익 6340억원으로 각각 6.9%, 19.4%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달11일 DAN 24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네이버, 주력 광고·커머스에 ‘날개’…공간지능·클라우드 등 신규 동력도 ‘부스팅’

양사간 격차는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탄탄한 광고와 커머스를 중심으로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사업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광고 부문에서는 지난해 말 네이버 앱 홈피드를 개편하면서 숏폼 콘텐츠인 ‘클립’ 등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한 것이 유효했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광고 지면을 확보하며 트래픽 증가와 광고 효율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광고(DA)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검색 광고(SA)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플레이스 광고 비딩 도입 확대와 광고 소재 노출 최적화 작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커머스 부문에서는 기존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를 확대하는 동시에, AI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웹 버전을 선보였다. 고객 구매 패턴, 검색 이력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상품과 프로모션을 추천하고 있다. 또한 AI 커머스 솔루션으로 판매자 편의를 높이면서 벤더 확대도 성공했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디지털트윈 등 공간지능·클라우드 기술을 수출하며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고, 네이버웹툰의 미국 나스닥 상장,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론칭 등 콘텐츠 분야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내년에는 네이버 통합검색에 ‘생성형 AI 검색’기능을 도입하고, ‘AI 브리핑’ 서비스를 통해 검색과 콘텐츠, 커머스 기능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배송 방식을 다양화해 이용자 수 확대를 꾀한다. 

신규 광고 특화 AI플랫폼 ‘애드부스트(ADVoost)’ 사업도 본격화한다. 애드부스트는 입찰 자동화, 타깃팅 최적화, 광고 소재 자동화, 키워드 자동화 등으로 광고주가 AI를 이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네이버가 제시한 비전들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제 서비스에 잘 구현된다면 핵심 사업 성장이 재개되며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카카오, 중심축 ‘콘텐츠’ 무너져…사법리스크 해결이 급선무

카카오의 경우 플랫폼(광고·커머스) 사업은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콘텐츠 부문에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게임, 뮤직, 웹툰 모두 성장이 지체되고 있으며, 특히 게임과 웹툰(픽코마)은 지난해부터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 내실 강화에 나서면서 당분간 외형 성장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부터 ‘코어 사업’과 ‘논코어 사업’으로 분류를 시작하며, 계열사 수를 144개에서 122개로 줄였다. 기존의 카카오는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해왔지만, 최근에는 비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등 다운사이징에 나서고 있다.

또한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공백이 길어진 것도 치명적이다. 현재 정신아 대표가 그룹을 이끌고는 있지만,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인 만큼 리더십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올해 카카오의 사업 전개 반경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최근 김범수 위원장이 보석으로 석방되기는 했지만,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2분기는 돼야 김범수 체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카카오가 내년에 선보일 예정인 신규 AI 브랜드와 서비스 ‘카나나’는 업계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나나는 사용자의 감정과 대화 맥락까지 이해하는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로, 카카오톡과는 별개의 앱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사용자 반응이 나오진 않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반의 생성형 AI와 차별성을 명확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 카톡과 별개의 앱으로 출시되는 점 등을 미뤄 봤을 때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프 카카오’에서 공개한 카나나는 이미 시장에 나온 어플리케이션들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향후 경쟁력과 활용도 면에서 의문이 존재한다”며 “별도 사업이 견고해서 다행이지만 신규 트래픽 일으킬 수 있는 AI 앱 또는 신규 콘텐츠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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