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이환주·신한라이프 이영종 대표, 나란히 12월 31일 임기 만료
이환주 발탁은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첫 사례…신한금융 움직임도 주목
이환주 KB라이프 대표이사와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의 2년 임기 만료가 똑같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환주 KB라이프 대표가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됐다. 이에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환주 대표와 이영종 대표는 각각 출범 초기의 금융지주계 생명보험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닮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 모두 재임하는 동안 회사를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며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든 상태여서 눈길을 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 대표를 선정했다. 이어 대추위는 “이환주 후보 추천은 KB금융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라며 “조직의 안정과 내실화를 지향함과 동시에 지주·은행·비은행 등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인”이라고 평가했다.
KB라이프는 올해 3분기까지 27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6.1% 성장한 7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찍었다. 보험계약마진(CSM)은 3조1653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0.7% 증가했으며 보험손익은 2365억원으로 작년보다 9.9% 늘었다. 앞서 KB라이프는 이환주 대표가 자리에 오른 첫해인 작년 상반기에 21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상반기 689억원보다 213% 증가한 액수다.
이처럼 KB라이프가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환주 대표가 관록에 기반한 경영 전략과 회사 통합을 위한 행보를 잘 펼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이환주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KB국민은행에 입사해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이후 KB국민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거쳐 KB라이프 전신인 KB생명 대표 자리에 올랐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 당시 임직원 소통 행보를 펼치며 KB라이프를 하나의 공동체로 융합했다.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원팀(One Team)’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시스템을 하나로 합친 통합전산망을 가동했다.
이환주 대표 못지않게 이영종 대표도 신한라이프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467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만 15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었으며 보험계약마진(CSM)은 7조303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6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5070억원보다 18.4% 증가했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대표 취임 첫해인 작년 상반기, 3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상반기 2361억원보다 756억원(32%) 늘어난 액수다.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이영종 대표는 성대규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신한라이프를 작년부터 이끌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 입사해 미래전략부장, 지주에서 전략기획팀 본부장 등 요직을 담당했다.
이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양사 통합을 앞두고 지난 2020년 오렌지라이프 NewLife추진실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임금 체계를 비롯한 직급 체계 갈등을 무리 없이 봉합하며 양사의 안정적 통합에 이바지했다.
이처럼 이환주 대표와 이영종 대표가 지난 2년 동안 성과를 잘 쌓은 덕에, 모두 연임이 확실하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여태 지배적이었다. 금융권에서 CEO로서 첫 임기가 끝난 후 1년 더 연장하는 관행이 있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감을 더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운명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기조에 따라 갈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종희 회장은 올해 연말 인사 키워드로 ‘새로고침’을 내세우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12월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인용했는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이영종 대표는 연임의 길을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수장 교체와 연임의 기로에 각각 선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는 앞으로 시니어 시장 공략 등 신사업 개척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수익성 향상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KB라이프는 KB손해보험으로부터 지난해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하면서 생보사 중 처음으로 요양사업에 진출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강동 케어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2019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2021년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열었다. 작년 말에는 첫 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를 개소했으며 내년 4월엔 은평빌리지 개소를 앞두고 있다. 또
신한라이프는 이번 달 초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에 첫 요양시설인 ‘분당 데이케어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이번 데이케어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4곳의 요양시설과 2곳의 실버타운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영종 대표는 올해 1월 신한라이프케어 출범식에서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라이프케어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KB라이프는 올해 3분기까지 치매·건강보험 방카슈랑스 채널 진출 등을 통해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을 56%까지 늘렸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APE(연납화보험료)는 지난해 3분기 7459억원보다 63.0% 증가한 1조215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보장성보험 APE가 1조1584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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