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임기 반환점 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강화 성과…내부 쇄신은 진행형

시간 입력 2024-11-15 07:00:00 시간 수정 2024-11-14 17: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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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3분기 누적 순익 2.6조…3조 클럽 목전
비이자이익 53.2% 늘어난 1.4조…증가폭 최대
증권사 재출범부터 생보사 인수 추진까지
전임 회장 부당대출로 무너진 신뢰 회복해야

올해는 임기 2년차를 맞이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우리투자증권 재출범, 생명보험사 인수 추진 등 그룹 숙원 사업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여념이 없었다.

내부통제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임 회장은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주요 금융그룹 회장 중 처음으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밝힌 강도 높은 쇄신 방안의 실행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은 임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5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 2조506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1조3781억원으로 53.2% 증가했다. 이는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 수수료이익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임 회장은 올해 초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은행에 치중된 순익 비중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의 편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기존 포스증권과의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이 10년 만에 재탄생한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부터 비롯됐다. 실제로 임 회장은 과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킨 경험이 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당시 임 회장은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진전을 이뤘고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며 “지극한 정성으로 흙을 빚고 굽고 깨기를 수백 번 거듭해야 탄생하는 국보급 도자기처럼 임직원들이 혼신을 다해 명품 증권사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회장 기대에 부응하듯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60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올해 3분기 자산관리계좌(CMA) 및 비대면 고객수는 37만7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 늘었다. 같은 기간 예수금 규모는 5조270억원으로 28.7%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 이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1조549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며 남은 퍼즐을 맞추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두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가 완성돼 계열사 간 연계 영업도 활성화할 것으로 우리금융 측은 기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은 올해 연달아 터진 금융사고에 더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의혹까지 불거지며 큰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에 임 회장은 그룹의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임 회장은 지난 8월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로 인해 국민들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에게는 올바른 기업문화 정립을 위한 심층적인 대책 강구에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난달에는 국회 정무위 국감에 참석해 “친인척 부당대출 등으로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은 조직의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기업문화 혁신 등을 추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4대 금융그룹 회장 중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는 임 회장이 처음으로 회피보다는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평가다.

국감 당시 임 회장은 대출 취급 시 처리 지침 마련, 사후 적정성 검토 등 엄격한 관리 프로세스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 그 직속으로 윤리경영실을 만들어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신고 제도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임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남은 임기 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강화와 조직 안정을 꾀하는 것은 물론, 생보사 인수로 외형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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