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지난해 일본 거래액 1000억엔 돌파…북미 현지 만화·게임사와 협력
카카오웹툰 ‘나혼자만 레벨업’ 일본 3위 기록…올해 1월 넷플릭스와 티빙에 공개
정부도 세계적 플랫폼 육성, 통역·번역 지원 예산 확대
국내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네이버 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주요 웹툰 기업들이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시장공략에 더 고삐를 조이고 있다.
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일반 국민들이 웹툰에 사용한 월 평균 지출 비용이 ‘1000원~3000원 미만’이 23%로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00원~1만원 미만’이 25.3%로 1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반인들의 웹툰 소비 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웹툰을 유료로 사용하겠다고 답한 비중도 2022년 34.7%, 2023년 33.6%에서 올해는 28.8%까지 하락했다.
웹툰 사용 시간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웹툰·카카오페이지·네이버 시리즈·카카오웹툰의 2024년 월간 이용시간(4월 기준)은 총 9949만4725시간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부진에 따라 웹툰 사용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데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른 미디어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거 고공성장을 이어오던 웹툰 시장의 수요가 둔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여성 혐오논란, 저작권료 갈등 등 돌발 악재로 웹툰 사용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웹툰 기업인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 등 주요 기업의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6월 상장 이후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억2097만 달러(약 4266억원)로 시장 전망치인 3억4080만 달러(약 4530억원)를 밑돌았다. 또한 네이버웹툰의 올 2분기 국내 월 유료이용자 수는 370만명으로 1년 전보다 7.3% 감소했다. 최근에는 여성 혐오표현 논란으로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이용자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증권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음원부문을 제외하고, 웹툰을 비롯해 ‘스토리’, ‘게임’ 등 대부분의 콘텐츠 사업이 부진할 것으로 보고, 3분기 매출액 2조300억원, 영업이익은 1240억원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일본과 미국 등 콘텐츠 강국에 도전장을 내밀며, 해외 시장에서 K-웹툰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전체 거래액 중 일본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난해 네이버웹툰 일본 계열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라인망가·이북재팬)의 합산 거래액은 1000억엔(약 90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거래액은 2021년 800억엔, 2022년 900억엔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다크호스·DC·마블 등 현지 업체들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 유비소프트, 라이엇게임즈 등 글로벌 게임사들과도 손잡고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 자비츠 센터에서 열린 ‘2024 뉴욕 코믹콘’에 참가해 현지 웹툰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뉴욕 코믹콘은 만화, 영화, 게임 등 엔터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창작자들이 참여하는 엔터 전시회로, 해마다 약 20만명의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는다.
카카오도 일본 웹툰·웹소설 앱 서비스 ‘픽코마’를 론칭해 일본 시장에 도입한 이후 2020년부터 전 세계 만화 앱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웹툰 ‘나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화 해 넷플릭스에서 3위에 랭크됐고, 웹툰·웹소설 ‘남장 비서’ IP를 활용해 한일 공동 숏폼 드라마 제작에도 돌입했다.
카카오는 일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 웹툰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는 지난 19일 미국 뉴욕 코믹콘 2024에서 대표 IP ‘끝이 아닌 시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고, 내년 중으로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크런치롤’에 공개한다.
해당 IP는 북미를 포함해 한국, 일본, 프랑스 등 7개 언어로 번역돼 매달 약 6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도 웹툰 산업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내 웹툰 업체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IP 발굴 및 육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만화 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하면서, 웹툰계의 넷플릭스 같은 세계적 플랫폼을 육성하고 통역과 번역 지원 예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국가 차원에서 웹툰 산업을 확실히 지원해 웹툰 종주국 위치를 지키고 글로벌 플랫폼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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