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5조원 합병법인 출범…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 탄생
석유·화학, LNG, 전력, 배터리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시너지 강화”
남은 과제는 ‘SK온 살리기’…SK온, SKTI·SK엔텀과 합병 추진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법인이 본격 출범했다. 지난 7월 합병 발표 이후 3개월 간의 준비를 거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태 지역내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 회사로 재탄생 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법인을 1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통합 법인 상호는 SK이노베이션이다. 합병 후 기존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며, 새 사명은 ‘SK이노베이션 E&S’를 사용하게 된다.
합병법인의 자산 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 105조원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석유에너지와 화학, LNG(액화천연가스), 전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현재 에너지와 미래 에너지를 모두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에 SK E&S의 LNG 밸류체인까지 더해지면서 △석유 △가스 △전력 등 주요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갖출 전망이다. 또한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기반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도 기존 SK E&S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기반이 돼 온 만큼, 합병법인의 안정적 수익력 확보 및 미래사업 투자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합병 추진 발표 직후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출범하고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LNG를 직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전력 생산·공급 안정성뿐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깔디타(CB) 가스전에서 추출한 컨덴세이트(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를 SK이노베이션이 직접 확보·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제품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 강화와 더불어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재무건전성 회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 E&S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안정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온 만큼, 자금 창출력 제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2분기 4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1년 출범 이후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설비 투자 등을 위한 자금 투입을 이어가면서 재무적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계획된 SK온 시설투자 규모는 약 7조5000억원이다.
특히 이날 SK온은 재무구조 강화 차원에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 절차를 마쳤다.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9630억원, 영업이익 5746억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로 평가된다. 내년 2월1일에는 SK엔텀과의 합병도 끝낼 예정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합병에 힘을 모아준 주주와 고객, 협력사, 정부기관, 국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구성원들에 이메일 레터를 보내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모두가 원팀으로 SKMS(SK경영관리체계)의 패기와 수펙스 정신을 발휘해 SK이노베이션의 안정과 성장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합병법인 출범을 맞아 “독립적인 CIC 체제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합병 시너지를 창출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배가시켜 나갈 것”이라며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설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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