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각형 배터리로 ‘캐즘 한파’ 돌파…“북미 공장 조기가동, 글로벌 톱티어 도약”

시간 입력 2024-10-30 17:54:21 시간 수정 2024-10-30 17:54:2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IRA 세액공제 제외해도 영업이익 1000억원↑
P6·46파이·LFP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편광필름 판 전자재료, R&D 늘려 신규 소재 확대

삼성SDI 기흥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 유일하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없이도 흑자를 기록한 삼성SDI는 탄탄한 배터리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수요 회복세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30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P6와 같은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SDI는 흑자 경영을 지속했다. 삼성SDI의 3분기 매출액은 3조9356억원, 영업이익은 1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는 IRA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 하고도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SDI의 3분기 IRA AMPC 규모는 103억원에 그쳤다. IRA AMPC를 제외해도 1196억원으로 흑자를 지속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이 IRA AMPC를 제외하면 -177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SDI가 흑자 경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각형 배터리의 성과가 눈에 띄었다. 올 3분기 미국 내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인 P6의 공급 확대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판매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이끌었다.

특히 ESS 부문은 ‘SBB(삼성배터리박스) 1.5’ 제품 출시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SBB 1.5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면서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밀도가 37%가량 향상돼 총 5.26MWh 용량을 자랑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미주 내 전력용 SBB 제품 판매의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에서도 전력용 SBB 제품과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고출력 전지 판매가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I 각형 배터리 P6 .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4분기 조기 가동하기로 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스타플러스에너지(StarPlus Energ)의 가동률을 단축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헝가리 공장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스타플러스 에너지에 적용해 램프업(가동률 상향) 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하겠다”며 “단기간 내 최적의 수율을 확보하고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 건설중인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은 올해 12월에 첫 번째 라인을 가동한다. P6 기반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나머지 3개 라인은 오는 2025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연산 34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고, 내년 스텔란티스 신차 출시에 따라 IRA AMPC 규모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삼성SDI는 중장기 성장 동력인 46파이 배터리와 LFP 제품 양산을 위한 투자계획도 착실히 추진한다. 46파이 배터리는 내년 1분기 중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46파이 배터리를 마이크로 모빌리티뿐 아니라 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해 고객사 확보를 추진 중이다.

삼성SDI LFP 배터리. <사진=삼성SDI>

LFP 배터리는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울산에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손 부사장은 “최근 LFP 배터리의 대형 셀 검증을 마치고 제품, 설비, 콘셉트 등을 확정했다”며 “LFP 배터리는 각형 폼팩터의 장점을 활용해 업계 최대의 셀 사이즈를 구현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달부터 울산 사업장 내 LFP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해 오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전자재료 부문의 경우,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신규 소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균 전자재료 사업부장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편광필름 사업을 양도하면 매출이 감소했지만 고부가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계기로 삼아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배터리 소재는 기존 분리막 소재 외에 극판용 첨가 소재,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등의 핵심 기술의 ‘블랙박스화’를 추진해 배터리 로드맵과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SDI가 배터리 부문, 전자재료 부문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강조했다면 설비투자에서는 북미를 주목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미국 내 추가적인 거점 진출에 대해서 스텔란티스, GM 이외 OEM(완성차 업체)과 미국 내 합작법인, 단독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며 “자동차 전지 외에도 ESS 등 회사 중장기 성장 전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올 3분기 실적부터 편광필름 사업 양도에 따른 중단영업손익을 별도 분리하기로 했다. 삼성SDI의 3분기 실적에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할 경우 매출은 4조2520억 원, 영업이익은 1413억 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