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이상 협상 진행… 이르면 다음주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 기본급 삭감 대신 일시적 보전금 상향 지급 방침
KT 제1노조, 사측과 협상 완료… KT새노조는 ‘강력 규탄’
KT와 KT 제1노동조합이 통신 선로 및 네크워크 분야 직원 6000여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안에 대해 결국 노사 합의에 이르렀다. KT의 또 다른 노조인 KT 새노조는 이번 합의안을 여전히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김영섭 호’의 노사 갈등은 당분간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KT 제1노조에 따르면, 사측과 노조는 전날 오후10시경부터 약 6시간 동안 희망퇴직보상안을 포함한 인력재배치 계획 수정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 KT 제1노조는 전날 오후4시부터 오후9시30분까지 서울 광화문 KT이스트 사옥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보상안 수정을 요구했고, 이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에서 경영진과 만나 협상을 이어갔다.
KT는 내년 1월 100% 자회사로 설립할 예정인 가칭 ‘KT OSP’와 ‘KT P&M’에 각각 3400명, 380명의 인력을 재배치한다. 대상은 실제 근속연수 10년 이상이며 정년퇴직까지 6개월 이상 남은 직원으로, 전출과 희망퇴직 가운데 선택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희망퇴직자는 개인퇴직금과 함께 특별희망퇴직금을 받는다. KT는 이번 특별희망퇴직금을 기존 최대 3억3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 올렸다.
KT는 신설 자회사로 옮겨가는 인력의 기본급을 삭감하는 대신, 일시적 보전금을 상향해 지급하기로 했다. 실근속 10년 이상 직원은 신설 자회사로 전출된 후 기본급의 70%를 받게 된다. 이들에 대한 보전금은 기본급의 20%에서 30%로 늘어났다. 전출 인력 중 실근속 10년 미만 직원은 KT 기본급의 100%를 받는다.
또한 KT는 ‘KT IS’, ‘KT CS’ 등 기존 계열사로도 170명을 재배치한다. 이들의 기본급은 50% 줄어드는 대신 일시보전금을 기본급의 40%에서 50%로 올려 지급한다. KT는 전출 인력의 정년도 보장하기로 했다. 또 신설 자회사에도 본사와 같은 수준의 복지제도를 적용한다.
이외에도 KT는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는 ‘시니어컨설턴트’의 고용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시니어컨설턴트는 직원들이 정년퇴직 뒤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 사회에 기여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난 2018년부터 시행해온 제도다. 제도 시행 이후 400명 이상의 정년퇴직자가 재고용됐다.
KT 제1노조 관계자는 “밤을 새워 협상한 끝에 최종 보상안을 이끌어냈으며, 날이 밝자마자 전국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협상 내용을 전달했다”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새노조는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구조조정안 졸속 노사 합의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KT새노조를 비롯한 직원들과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발했고, 민주당 등 국회에서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구조조정 계획이 결국 노사합의라는 명분으로 통과 된 것”이라며 “김영섭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에게 졸속 결정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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