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카드업계, 생산성 지표↑

시간 입력 2024-09-12 07:00:00 시간 수정 2024-09-12 08: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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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1인당 생산성 1.2억…전년보다 1.23%↓
롯데·우리 제외한 5개 카드사, 생산성 지표 개선세
조달 부담 커진 롯데카드, 순이익 감소…생산성도↓
우리카드, 우리금융 IT개편에 따라 직원수 180여명↑

지속되는 업황 악화에 내실경영 기조에 돌입한 카드업계가 대부분 전년보다 개선된 생산성 지표를 받아들었다. 순이익은 개선된 반면 직원수는 되레 줄이거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생산성 지표를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룹 내 IT 운영방식을 개편하며 직원수가 크게 늘어난 우리카드와 조달비용 부담을 한몸에 받은 롯데카드의 생산성 지표는 전년보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1인당 생산성은 1억215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억2307만원) 대비 1.23% 가량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1인당 생산성은 당기순이익을 직원수로 나눈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직원 1인이 회사의 순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자 얼마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 보여주는 기준이 된다.

카드업계의 평균 1인당 생산성은 1년새 소폭 떨어졌으나, 개별 카드사의 1인당 생산성은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7개 카드사 중 5개 카드사의 1인당 생산성은 전년보다 되레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1인당 생산성 개선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1인당 생산성은 1억5907만원으로, 전년(9918만원)보다 60.39% 가량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의 상반기 1인당 생산성이 1억6945만원으로, 전년(1억2477만원)보다 35.81% 가량 증가하며 1년새 큰 폭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높은 수준의 1인당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카드 역시 전년보다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1인당 생산성 규모는 1억8231만원으로, 전체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억4470만원)보다도 25.99% 증가한 수준이다.

이밖에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의 또한 생산성을 소폭 개선했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의 상반기 1인당 생산성은 각각 전년 대비 18.78% 개선된 1억4439만원, 0.88% 증가한 786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부분 카드사의 1인당 생산성이 개선된 데는 비용 효율화를 꾀하며 순이익은 개선된 반면, 직원수의 변동은 크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카드사의 순이익을 살펴보면 △하나카드 1166억원(전년 대비 60.61% 증가) △KB국민카드 2557억원(32.56% 증가) △삼성카드 3628억원(24.85% 증가) △신한카드 3793억원(19.69% 증가) △현대카드 1638억원(4.20% 증가) △우리카드 838억원(2.20% 증가) 등으로 대부분 개선됐다.

이에 반해 직원수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되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직원수를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073명으로 전년(892명)보다 20.29% 증가하며 이례적으로 증가폭이 컸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 1617명(전년 대비 6.10% 증가) △현대카드 2082명(3.27% 증가) △신한카드 2627명(0.77% 증가) △하나카드 733명(0.14% 증가) 등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밖에 KB국민카드(1509명, 전년 대비 2.39% 감소)와 삼성카드(1990명, 0.85% 감소)는 직원수를 되레 줄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올 상반기 전년보다 1인당 생산성이 뒷걸음질 친 곳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등 2곳이 전부였다. 우리카드의 경우에는 직원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롯데카드는 순이익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628억원으로, 전년(3067억원)보다 79.52% 가량 크게 감소했다. 전년도 상반기 롯데카드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되며 순익 규모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자산성장 및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이 증가하며 순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1인당 생산성은 3884만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2억125만원)보다 80.70% 가량 크게 떨어진 규모다.

아울러 우리카드의 경우 1년새 직원수가 181명 가량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생산성 지표 역시 역성장했다. 이는 우리금융그룹 IT거버넌스 개편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앞서 올해 1월 우리금융은 그룹 내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하는 IT거버넌스 개편을 진행했다. 현업부서와 IT 간 경계를 허물어 금융 트렌트에 맞춰 은행, 카드 등 그룹사의 자체 IT 개발역량을 고도화해 △New WON 슈퍼앱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 등 핵심 디지털 사업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그간 우리금융의 IT서비스 자회사인 우리FIS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 그룹사 IT업무를 대신 수행해왔으나, 해당 개편에 따라 은행, 카드사의 기획과 IT업무를 통합 운영하게 됐다.

개편작업을 통한 이동 규모는 은행 전담인력 780명, 카드 전담인력 170여명 등 기존 우리FIS 직원 중 90% 수준이다. 이와 같이 업무의 중복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은행은 약 130억원, 카드는 약 2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 IT거버넌스 개편 완료에 따라 우리FIS IT인력 중 카드 관련 업무담당자들이 당사로 전적되며 직원수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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