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필름 사업 17년 만에 철수
1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 확보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에 집중
삼성SDI가 편광필름 사업 일체를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주력 사업인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자재료 사업 부문을 재편한 것이다. 삼성SDI는 사업 양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전자재료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생산거점 확대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전망이다.
10일 삼성SDI는 이사회를 거쳐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총 1조1210억원에 양도 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청주, 수원사업장에 있는 편광필름 제조 및 판매 등 관련 사업장과 중국 우시법인 지분 전량을 중국 업체에 양도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지난 2007년 에이스디지텍을 인수하면서 디스플레이 소재로 사용된 편광필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1년 흡수합병을 통해 전자재료 사업의 한 축으로 투자를 지속하다 17년 만에 관련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삼성SDI가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키로 한 것은 중국으로 생산라인이 집중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시설이 중국으로 대거 집결되면서, 중국의 편광판 생산 규모는 2020년 2억8000만 제곱미터에서 2022년 3억8000만 제곱미터로 급증했다. 이는 전 세계 시장 규모의 67%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중국 편광판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에는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편광판 생산능력이 늘어날수록 삼성SDI의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편광필름을 포함한 삼성SDI의 전자재료 사업은 지난 2021년 매출액 2조6063억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자재료 사업의 영업이익은 2909억원으로 전년 동기(5542억원) 대비 47.5% 줄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반도체, OLED, 배터리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편광필름 사업부문을 매각키로 하면서, 주력인 배터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앞서 전기차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보다 니켈 함량을 늘린 차세대 배터리 P7(7세대 각형 배터리)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니켈 함량을 91%까지 늘린 P6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P7의 경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샘플 생산에 나선 삼성SDI는 주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필요한 전자재료 개발을 추진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양도가액은 전액 전자재료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며 “배터리 사업과 전자재료 간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SDI는 이번 양도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게 됐다. 삼성SDI는 1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능력 확보를 지속해 나간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3조 7503억원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사용한 바 있다.
북미 생산거점 확보에 나선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공장 2곳을 짓고 있으며 지난달 말에는 GM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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