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김범수 창업자 ‘SM엔터 시세조종’ 첫 공판
카카오 노조, 카카오VX 매각 반대 단체행동 본격화
대내외 리스크에 시장 우려도 심화…5년 전 주가로 회귀
카카오가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사법리스크에 카카오VX 매각을 둘러싼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위기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김범수 창업자의 첫 공판일정과 노조가 단체행동에 돌입하면서 안팎으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1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첫 공판을 연다.
김 위원장은 피고인 출석 의무에 따라 이번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같은 날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에 대한 공판도 함께 진행된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엔터의 경영권 인수 경쟁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영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협력해 2400억원을 투입했으며, 김 위원장이 이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구속에 큰 영향을 미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증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지난달 재판에서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협력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의 재판을 병합 할지에 대한 논의도 있을 예정이다. 김 위원장 측은 이미 병합심리를 요청한 상태다.
사법 리스크로 기업내 핵심 경영진이 줄줄이 법정에 선 가운데, 카카오 내부에서는 노조와 사측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뮤렉스파트너스 사옥 앞에서 카카오VX 매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조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카카오VX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매각 계획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근로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노조 측은 카카오VX가 경영난에 처한 것이 아님에도, 사모펀드에 넘기기 위해 불필요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VX는 사업 중단을 예고한 부서 인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진행 중이며, 희망퇴직을 거부한 근로자에게는 회사에 출근할 수 없는 대기발령 및 급여 30% 삭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케팅 시위는 노조가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벌인 첫 공식 쟁의행위다. 노조는 지난달 말 교섭 결렬을 공식화하고, 지난 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지난 1년간 경영 쇄신 과정을 비판하며, 노동조합의 요구 사항을 회사가 무시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한편, 안팎으로 위기가 지속되면서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9일 장중 3만29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갱신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저점 수준의 주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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