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트레이딩인터·SK엔텀과 흡수합병 전 분기 흑자전환 사활
흑자전환의 키워드 ‘AMPC 보조금’…하반기 가동률 관건
합병에 따른 연간 5000억원 수준 EBITDA 기반 투자 지속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계가 전체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SK온이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위해 고삐를 조이고 있다. SK온은 SK그룹의 구조 개편 작업인 리밸런싱(Rebalancing)에 따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트레이딩인터)과 SK엔텀을 흡수 합병해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올 하반기를 흑자전환의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9일 SK온은 회사 출범 이래 11개 분기 연속 적자라는 꼬리표를 올 하반기 중에 끊겠다는 전략으로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흑자전환을 달성한 이후 SK트레이딩인터와 SK엔텀의 흡수 합병으로 확보한 현금 창출력을 통해 경영 개선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온은 올 상반기 79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파르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배터리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로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온 SK온은 경쟁 업체들보다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적자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차입금 의존도는 날로 불어나고 있다. SK온의 올 2분기 차입금 총액은 20조6056억원으로, 지난해 말 16조6258억원 대비 23.9%p 증가했다. 차세대 기술 투자부터 북미, 유럽 등의 주요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전방위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SK온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직 효율화 및 원가 절감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온은 앞서 지난 7월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조직 효율화 및 임원 연봉 동결 등의 강수를 뒀다. 전기차 시장 둔화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해 변화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과감하게 바꿔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원가 절감을 위해 이석희 SK온 사장이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이천포럼 2024’에 참가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오퍼레이션 임프루브먼트(운영 효율화)를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사장은 회사가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연봉 2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극대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6367억원을 수령했다. 특히 2분기에는 IRA AMPC로 4478억원을 확보하면서 적자를 면했다. LG엔솔의 사례를 고려할 때 북미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SK온도 충분히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다만 SK온은 올 상반기 IRA AMPC로 1504억원을 수령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SK온이 총 6170억원을 수령한 것처럼 하반기 공장 가동률이 늘어나면 IRA AMPC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현재 추진 중인 증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AMPC 보조금이 6조원을 웃돌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SK온은 올해 북미 생산 능력을 22GWh 수준에서 2025년에는 55GWh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온이 올 하반기 흑자전환을 달성하면 SK트레이딩인터와 SK엔텀의 흡수 합병 시너지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27일 서울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 총회(주총) 결정에 따라 오는 11월 1일 SK트레이딩인터와, 2025년 2월 1일 SK엔텀과 흡수 합병한다. SK트레이딩인터는 국내 원유 및 석유 제품 전문 트레이딩을 담당하고, SK엔텀은 탱크 터미널을 통해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저장과 입출하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SK트레이딩인터와 SK엔텀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의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SK온은 두 계열사를 흡수 합병하면서 5000억원 규모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통해 차입 부담을 줄이고 신용도 하향 압력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SK트레이딩인터는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니켈 등의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 진출하고, SK엔텀은 관련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힙병이) SK온의 경쟁력 경화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새로운 성장 기회 확보를 위해 이뤄졌다”며 “SK온은 앞으로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 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연간 5000억원 규모의 EBITDA를 기반으로 배터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미래 전기차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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