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에 이어 캐나다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주요국 생산거점 확보한 K-배터리에 우호적 환경
배터리 밸류체인에 대한 중국 무역보복 등의 변수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캐나다도 중국에 대한 견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과도한 보조금으로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경쟁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서방국가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유럽 완성차 업체를 고객군으로 두고 있는 K-배터리 3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오는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번 조치로 중국에서 생산돼 캐나다에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관세를 물게 됐다.
캐나다는 지난 5년간 전기차 시장이 220% 이상 성장한 국가다. 지난 2023년 캐나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18만4000대로 전년 동기(12만3562대) 대비 47.3% 증가했다. 지난 2023년 한국 전기차 등록 대수(15만4000대) 보다 19.5% 더 많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적용한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을 유발해 자국 핵심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미국, EU 등의 주도한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 계획에 동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의 관세를 필두로 중국산 수입 품목에 25~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U도 최초 발표한 관세율보다 다소 낮췄지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27~46.3%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과 EU는 중국이 불공정 보조금을 바탕으로 자국 산업을 교란하고 있기에 관세로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EU에 이어 캐나다까지 중국 견제에 힘을 싣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북미, 유럽 등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한 K-배터리 3사가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선(LG엔솔)은 올 하반기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도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우선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9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배터리 모듈을 생산하고 내년 1분기에는 본격적으로 배터리 셀 양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북미 첫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SDI는 미국 내 합작공장 준공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SDI의 첫 공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으로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후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 함께 투자를 지속해 미국에서만 약 100GWh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SK온은 북미 내 ‘소재-배터리-전기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투자를 지속한다. 지난 5일 중단된 퀘백주에 위치한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공장 건설은 제조 전략을 재검토한 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SK온은 북미에서 생산된 양극재 4만5000톤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서방국들의 관세가 불러올 역풍이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심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은 이번 캐나다 관세뿐 아니라 미국, EU 등의 관세에 대해 보복을 경고하면서 항의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등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키우기만 할 뿐이다”며 “각종 규제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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