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수료수익 중 IB부문 수익 비중 30% 달해…전년 16%보다 크게 늘어
상반기 IPO 주관만 2건…구조화 수익 400억 넘어
키움증권이 올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기존 브로커리지 쏠림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된 양상을 보였다. 이에 취임 초기부터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던 엄주성 대표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477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2.0%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기업금융(IB) 부문의 놀라운 성장세다. 키움증권의 부문별 수수료수익을 보면, IB에서만 1111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 495억원보다 124.2%나 급증했다.
전체 순수수료수익(370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9%로, 전년 동기(3046억원 중 495억원) 16.3%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여전히 브로커리지 수익(3481억원)의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하나, 예전과 같은 과도한 쏠림 현상은 많이 완화된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주사전자현미경 제조업체 코셈, 의료기기업체 피앤에스미캐닉스 등 2개사의 기업공개(IPO) 상장주관을 맡았다. 또 인수합병(M&A)에서도 SK엔무브, 지오영, 세아FS, 테라로사 등의 인수금융 건을 주관한 바 있다.
올 2분기 기준 IB 내 세부 항목별로는 구조화‧PF 관련 수익이 47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채권발행(DCM)이 57억원, M&A가 34억원, 주식발행(ECM) 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키움증권의 IB 부문 성장세에는 엄주성 대표의 수익 다각화 전략이 꼽힌다. 올 초 부임한 엄주성 대표는 지난해 각종 내홍으로 몸살을 앓던 키움증권의 혼란을 일소하고 조직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했다. 또 자산관리(WM), IB 등 다양한 부문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1968년생 엄주성 대표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학사 졸업, KDI 국제정책대학원 석사 졸업 후 1993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대우증권에서는 영업추진부, 기획실 등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7년 키움증권에 합류, 자기자본투자(PI) 팀장과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대규모 미수금 사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사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였다. 이를 쇄신하기 위해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인 그가 수장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PI, 투자운용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키움증권의 전통적 수익원인 리테일을 벗어나 다양한 부문에서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초대형IB 인가로 키움증권의 대외적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오랜 동안 키움증권이 공을 들여온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엄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 기반에 대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의 성공적 안착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아시아 대표 증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키움증권은 연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라이선스 획득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키움인도네시아의 2분기 당기순손익은 -7억원으로 아직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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