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점유율 46.8%…1.8%P↓
가파른 성장률에 중국 배터리 고공행진
기술 경쟁력 기반으로 이중고 돌파 나서
K-배터리 3사가 잇따르고 있는 전기차 화재와 중국산 저가 공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비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화재까지 이어지면서 전기차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의 올해 상반기 비중국 시장의 점유율은 46.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26.5%로 전년 동기 대비 1.5%P 줄었고 SK온은 10.5%로 전년 동기 대비 0.7%P 감소했다. 삼성SDI의 점유율은 9.9%로 전년 동기 대비 0.4%P 증가했다.
K-배터리 3사가 이처럼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CATL은 올해 상반기 배터리 사용량이 44.9GWh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성장했고 BYD, CALB, 파라시스 등 중국 후발 배터리 업체들도 100%를 웃도는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배터리 업체가 수출에 나서면서 비중국 시장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K-배터리 3사는 중국 배터리 업체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점유율을 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충남 금산의 주차타워에 주차돼 있던 전기차가 불에 탔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21년 24건, 2022년 43건, 지난해 72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 화재와 달리 한번 불이 붙으면 소화하기 어렵다. 배터리가 물리적 충격, 과전압, 과방전 등 전기적 충격을 받으면 ‘열 폭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배터리 온도가 1000도를 웃돌게 되면서 일반 소화기, 질식소화 덮개 등의 장비로 진화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내달 중으로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기차와 관련된 과도한 규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울타리는 필요하지만 성장성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K-배터리 3사는 중국산 저가 공세와 전기차 화재 등의 악재를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LG엔솔은 삼원계 배터리보다 안전성을 높인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도입할 예정이다. LG엔솔은 오는 2025년부터 5년간 약 39GWh 규모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용 LFP 시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점한 시장이다. 그러나 LG엔솔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전망이다.
SK온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를 단결정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인 2024 에디슨 어워즈(2024 Edison Awards)의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Smart Transportation)’ 부문에서 코발트 프리 배터리로 수상했다.
삼원계 배터리에서 코발트가 없으면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수명 저하가 발생한다. 그러나 SK온은 단결정 양극재와 독자적 도핑 기술 등을 활용해 문제를 개선했다. 단결정 양극재는 다결정 양극재 보다 입자 간 균열이 덜해 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삼성SDI는 화재 위험성이 적은 전고체 배터리(ASB)의 양산에 나선다. 삼성SDI의 ASB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활용하고 무음극 기술을 적용해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ASB 배터리의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부터 S라인에서 ASB 배터리 샘플을 만들고 있다. 삼성SDI는 ASB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샘플을 5개 고객사로 확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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