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짙어지는 파업 ‘먹구름’…호황기에 제동 걸리나  

시간 입력 2024-07-23 17:45:00 시간 수정 2024-07-23 17:10:1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임단협 난항’ HD현대重 노조, 24일까지 파업 찬반투표
한화오션, 사측과 RSU 갈등으로 이달 7시간 총파업 단행
조선 3사 속한 조선업종노조연대, 내달 1차 총파업 예고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모처럼 호황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노조가 사측에 임금 인상과 복지 개선 등을 주장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조합원 750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에서 찬성이 전체 조합원 절반을 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 18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뒤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기본급, 정년 연장,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놓고 사측과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파업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근속수당 1년에 1만원,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 중이다. 이들은 조선업 불황기에 노동자도 고통을 분담한 만큼 사측도 올해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에도 아직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사내 소식지를 통해 “모처럼 찾아온 업황 회복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 노조도 이달 15일 총파업을 단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지난 10일 확대간부 파업에 이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7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노조 측은 임단협 요구 조건이 쟁취되기 전까지 파업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지난 5월 말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나서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특히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지급 방식 두고 이견이 크다. RSU는 중장기 성과 평가를 통해 일정 기간 뒤에 주식 또는 현금을 주는 성과 보상 제도다. 노조는 기준 임금의 300%에 해당하는 RSU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직원들에게 매출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RSU 지급을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RSU를 성과와 관계없이 반드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RSU 특성상 매출 목표 달성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9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역시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업계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2015년 출범한 조선노연에는 조선 3사를 비롯해 주요 조선업체 노조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다음달 1차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년 만에 찾아온 수주 호황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면서 ”임금 인상 등 주요 안건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뚜렷해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