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시멘트’ 규제 강화에 시멘트 업계 불만 한목소리

시간 입력 2024-07-16 07:00:00 시간 수정 2024-07-15 17:26:1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환노위 법안소위, 폐기물 활용한 시멘트 연료 정보 공개 법안 통과
시멘트 공장 소재 지자체 6곳, ‘자원순환시설세’ 법제화 공동 건의
업계 “유럽은 탈탄소 위해 폐기물 연료 사용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사진제공=한일시멘트>

폐기물을 활용해 생산한 시멘트 제품에 대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에 대해 시멘트 업계가 대체 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처사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6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폐기물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수정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폐기물을 활용해 생산한 시멘트 제품에 대한 폐기물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시멘트 업계는 1999년 시멘트 소성로가 폐기물처리시설로 인정된 이후 석탄재나 오니 등을 대체원료로, 폐타이어와 폐플라스틱 등을 보조연료로 재활용해 시멘트를 제조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사용량은 2014년 643만톤에서 지난해 841만톤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폐기물이 사용된 시멘트 제품에 6가 크롬, 비소, 납 등의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시멘트에 사용되는 폐기물 연료에 대한 정보공개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치권이 법 제정에 나선 것이다.

박 의원은 “중금속이 함유된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나 주택 건물에 입주해 몇 년씩 생활하는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 가려움증, 알레르기, 두통, 신경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국민들은 폐기물 시멘트로 지어진 공간에 살면서도 시멘트에 어떤 폐기물이 포함됐는지, 중금속 성분은 무엇이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자체들도 시멘트 업계에 대한 강원도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영월군 충북도 제천시, 단양군 등 6개 지자체는 ‘자원순환시설세’ 도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자원순환시설세는 시멘트사에 폐기물을 공급하는 업체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위협하는 순환자원 사용량을 줄이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6개 지자체는 지난해 8월 관련부처와 지역 국회의원실에 자원순환시설세 법제화 공동 건의문을 제출한 상태다.

이 같은 움직임에 시멘트 업계는 규제 강화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환경부와 자율협약을 통해 6가 크롬 함량 기준을 설정하고 있고, 환경부가 2008년부터 매월 국내에 유통되는 11종의 시멘트 제품을 대상으로 자율협약 기준 준수 여부와 중금속 및 방사능 물질의 함량을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또 폐기물 소각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시설투자를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멘트는 원료인 석회석에 섭씨 1450도의 열을 가해야 하는데, 폐기물로 해당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탈탄소를 위해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기업에 오히려 경제적 인센티브 등 혜택을 주고 있는데, 국내서는 폐기물을 활용해 생산한 시멘트 규제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폐기물을 매립할 경우 매립세를 부과하거나 아예 매립을 금지하고 있어 유럽의 시멘트 업계가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비율은 53%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3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연료에 대해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잘 선별된 폐기물을 소각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폐기물이 유연탄과 비교해 더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유연탄을 대체해 폐기물만 소각할 경우 둘 다 태울 때 보다 오염물질은 적게 배출될 것”이라며 “잘 선별된 플라스틱만 태울 경우, 유안탄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듯 폐기물을 얼마나 잘 선별해 태우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