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위해 M&A 카드 ‘만지작’
적당한 매물 찾기 ‘난관’…“효율성, 수익성 고려할 것”

하나금융그룹이 그룹 내 계륵 처지에 놓인 하나생·손보를 효자 계열사로 키워내고자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 입장에서 당장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 없다는 점에서 보험업 몸집 키우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일 동양생명은 최근 뤄셩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이 인수합병(M&A) 논의를 위해 하나금융지주 측과 접촉했다는 풍문 및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다.
하나금융 역시 이 같은 풍문 및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풍문이 나돈 배경에 하나금융의 보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나금융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그룹 내 순익 기여도는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하나생명의 순익은 45억원, 하나손해보험의 순익은 –43억원으로 이를 합산한 보험계열사의 순익은 2억원이다.
그룹 내 순익 기여도는 0.02%수준에 그친다. 이는 전체 그룹사 14곳의 합산 순익인 1조864억원에서 보험계열사의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산출된 수치다.
전년도의 경우 오히려 그룹 전반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바 있다. 하나생명의 지난 2023년 순익은 54억원, 하나손해보험은 –760억원이다. 이를 합산한 보험계열사의 순익은 –706억원이다.
여기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비은행 확대를 목적으로 M&A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 역시 M&A 시장에서 강력한 매수자로 거론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함영주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만큼 우리에게도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선포한 바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적당한 매물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에 적당한 매물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M&A를 통한 보험계열사 경쟁력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KDB생명 매각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 유동성 문제 및 인수 후 실익 등을 고려한 끝에 인수 추진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재 공식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밖에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 매물은 ABL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정도에 그친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M&A 등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외형성장도 중요하나 효율성 및 성장성, 수익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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