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출시 후 2년 만에 100% 넘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보험료 인하 효과 겹치며 악화 전망
손해보험사의 주 수입원으로 인식되던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 추세다. 손보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조정으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야 할 처지이지만 의무보험이나 건강보험 보완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한 만큼 섣불리 인상 조치에 나설 수도 없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5개 주요 손해보험사(삼성·DB·메리츠·현대·KB)의 4세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평균 134.0%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5.5%였던 것과 비교해 18.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기 위해 전년 동기 118.4%와 비교하더라도 15.6%포인트 상승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지난 2021년 7월 새롭게 출시한 상품으로, 상품구조를 급여와 비급여로 분류해 각각의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를 매년 조정하는 방식을 적용해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뒀다. 출시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 말 기준 총 376만건의 가입 건수를 기록, 전체 실손보험의 약 10.5% 수준으로 올라섰다.
문제는 가입자 수 증가에 따라 매년 손해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5개 주요 손보사 평균 손해율이 지난 2021년 62.0%였던 것과 비교하면 출시 3년도 채 되지 않아 2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 2022년의 경우 88.8%였다. 손해율이 100%을 넘는다는 것은 해당 상품에서 적자를 낸 것을 의미한다.
오는 7월 1일부터는 충분한 통계 확보 등을 위해 3년간 유예됐던 비급여 보험료 차등 적용이 유예 조치가 해제되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이나 수익성 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의료과잉 가입자로 인해 손해율이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보험금 할증률은 최대 300% 수준에 불과한 탓이다.
여기에 오히려 다수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할인에 나서게 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위원회가 추산한 올해 4세대 실손 보험료 할증 대상 가입자는 전체 4세대 실손 가입자의 1.3% 수준에 그친다. 반면 현재 보험금을 유지하는 가입자는 36.6%, 할인받는 가입자는 62.1%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갱신보험료 안내시기(통상 1개월 전) 등을 고려해 계약 해당일이 속한 달의 3개월 전 말일부터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지급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험료 할증의 경우 100만원 이상의 비급여 보험금을 수령한 가입자가 대상이다.
아울러 비급여 보험료 할인·할증등급은 1년간만 유지되고 1년 후에는 직전 12개월간 비급여 보험금에 따라 매년 원점에서 재산정된다는 점 역시 단발적인 과잉 진료를 막을 뿐일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증에서도 절실히 드러난다. 지난 5월까지 주요 5개 손보사의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단순 평균 79.4%로 전년 동기 76.8%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한화, 롯데, MG, 흥국 등 중소형사까지 포함할 경우 손해율은 83.9%까지 오르는데 전년 동기 79.7% 대비 상승폭은 4.2%포인트에 달한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이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데 따라 대당경과보험료가 손해율을 높이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2024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행시기 기준으로 보험료를 인하한 보험회사의 평균 인하율(개인용)은 2023년 1.4%, 2024년 1.6%로 보험료 인하 효과는 차기년도까지 점진적으로 반영될 전망인데 여기에 사고심도 증가 추세까지 유지될 경우 전체 손해율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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