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 후보 자격 취소 절차 돌입
5G 28㎓, 낮은 사업성·높은 투자 비용에 제4이통 출범 ‘요원’
알뜰폰 업계 “알뜰폰 촉진·장려 법안 갖춰져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 후보자격 취소 예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사 후보 자격 취소 절차에 들어가면서, 제4이통 유치가 또다시 무산됐다. 정부는 주파수 할당 제도를 보완하고 제4이통 출범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일각에서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이통 대신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다시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가 25일부터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선정 취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 2050억원을 필수 서류 제출 기한까지 납입하지 못한 점과 주요 주주 구성 및 주주의 주식 소유 비율이 주파수 할당 신청서와 크게 다른 점을 문제로 봤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추가 해명과 이행을 요구했으나 취소 사유는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파수 할당과 관련된 제도 전반을 재 점검하고 제4이통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파수 경매 입찰 시 할당 대가를 일부만 납입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주파수 경매 대금 분납 문제 등 제도적 보완을 논의하기 위해 연구반을 가동할 계획”이라며 “그 이후 바로 재경매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5G 28㎓ 대역 주파수의 사업성이 낮고, 상당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에서 제4이통 출범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기존 이통 3사는 5G 인프라 구축에 수조 원씩 투자했으며, 28기가헤르츠(㎓) 주파수에 대해서도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투자를 포기한 바 있다.
통신 경쟁정책으로 추진했던 제4 이통사 선정이 사실상 물거너 가면서, 현실적인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대안으로 알뜰폰 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이미 이동통신 3사의 독점 체제를 허물며 가계통신비 인하에 기여해온 바 있다. 실제로 알뜰폰(MVNO) 가입 회선은 올해 4월 기준 921만개를 넘어서며, 3위 이동통신(MNO) 사업자인 LG유플러스 휴대폰 가입회선 수(1095만개)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알뜰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의 ‘2024년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알뜰폰 소비자의 평균 만족도는 702점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의 소비자 만족도 평균(681점)을 웃돌았다.
알뜰폰 업계에서도 정부의 통신시장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며, 알뜰폰 촉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세종텔레콤 회장)은 “단말기 유통법 폐지 , 제4이통사 출범, 금융기관 자회사 시장 진입 등으로 정책이 왜곡되고 있다”며 “알뜰폰 업계의 통신 법안 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알뜰폰 사업을 촉진·장려할 수 있는 법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업 환경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제4이통사 선정에 대해 “28㎓는 이통 3사도 안 쓰는 주파수여서 가계 통신비를 내릴 수 없다”며 “이는 통신비를 절감한다는 정책과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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