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판교 화재, 먹통은 없다”…카카오, 첫 자체 데이터센터 공개

시간 입력 2024-06-12 15:49:25 시간 수정 2024-06-13 09: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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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체 IDC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올해 1월부터 운영
전력·통신·냉수공급 이중화…원전급 재난 설계도
정신아 “무거운 책임감으로 IDC 구축…연내 AI 서비스 선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카카오에 있어 데이터센터는 전 국민의 일상에 녹아있는 카카오의 수많은 서비스들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적 자산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 발생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를 언급하며 “트라우마와 같은 정말 뼈아픈 경험이지만 다시 이런 장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는 날까지 설계와 시스템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AI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 대표는 “AI 시대에는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반드시 ‘위너’가 아닐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언어 모델의 경쟁이었지만, 이제는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가장 카카오다운 해답’을 찾는 AI 서비스를 고민 중이며, 연내에 이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의 차별점은 4870만명이 카카오톡을 이용한다는 것”이라며 “AI 분야에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와 관계 기관에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출처=카카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출처=카카오>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데이터센터 안산’은 지난해 9월 준공된 후 올해 1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 센터는 연면적 4만7378㎡의 초대형 규모로, 총 12만 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으며 6엑사바이트(E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을 통해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했다. 전력망, 통신망, 냉수 공급망 등 주요 운영 설비를 이중화 하고, 데이터와 운영 도구 등을 다중화해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복구 시간을 단축하고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대규모 서버 운영을 위한 무정전 전력망을 구축했다.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으며, 두 곳의 변전소 모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비상 발전기를 통해 전력 중단 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간 연결과 안정성을 강화했다. 주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 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삼중화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데이터센터에 충분한 공간과 서버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간 원활한 연결을 위해 약 10Tbps(초당 테라비트)의 대역폭을 확보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3층 서버실. <출처=카카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3층 서버실. <출처=카카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화재나 지진 등 각종 자연재해 및 재난에도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강력한 재난 설계를 적용했다.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대응 시스템으로 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하고, 전기 패널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이상 온도 상승 시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4단계 화재 대응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시스템은 화재 발생 시 자동 감지 후 단계별로 소화 약제를 분사하고 방수천을 이용해 냉각수를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하는 등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하다.

지진 대응을 위해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내진 설계 기준에 준하는 특등급의 내진 설계를 적용해 리히터 규모 6.5 이상의 강진을 견딜 수 있도록 했으며, 안산시 최대 풍속을 감안해 28m/s의 강풍에도 대비했다.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상 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약 1.8미터 높게 설계했고, 서버와 배터리, UPS 등 주요 설비를 모두 지상층에 배치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냉동기. <출처=카카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냉동기. <출처=카카오>

카카오는 친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했다. 물의 효율적인 사용을 평가하는 '물효율지수(WUE)'를 도입하여 계절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고효율 프리쿨링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고, 빗물과 비상 시 구비한 보충수를 재사용해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 절약했다.

고효율 장비와 LED를 사용해 전기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서버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에 재사용하며, 태양광 패널을 외장재와 옥상에 설치하여 전력을 확보했다. 이로써 전력 효율지수(PUE)는 1.3 이하로, 국내 데이터센터 PUE 평균인 1.91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총 에너지 사용량을 30% 감소시키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 원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간 30GWh의 전력을 절감하여 탄소 배출량을 1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위해 카카오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및 안산시와 협력하여 안산시민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투어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한양대 IC-PBL 교육과 연계한 ‘카카오 안산임팩트챌린지 with ERICA IC-PBL’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제2의 데이터센터 건설도 추진 중이다. 정 대표는 “신규 데이터센터는 AI 기술 기반 서비스와 미래 기술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며 “현재 설립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안정성, 친환경,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고려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라며 “이용자들의 일상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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