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임시주총 거쳐 효성·HS효성 계열분리
조단위 투자로 주력 산업 미래 먹거리 발굴
선친이 마련해 준 갈등봉합 기회 형제 선택 주목
효성그룹이 효성·HS효성 분리를 통한 신설 지주사 설립을 시작으로 ‘뉴 효성’으로 새 도약을 준비한다. 특히 과거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던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단락 시키고 미래 신사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오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그룹은 앞서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신설 지주회사인 ‘HS효성’ 설립을 골자로 하는 분할계획서를 가결하면서 본격적인 체제 개편에 착수했다. 효성의 분할기일은 7월 1일로, 임시주총이 결의되면 대주주 상호간 지분스왑, 지분 매각 등으로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존속회사인 효성과 분할회사인 HS효성으로 분리된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HS효성은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게 된다.
분할회사인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필두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 6개사를 산하에 두고, 존속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ITX, FMK, 효성TNS 등 현재 그룹의 주력사업을 이어가게 된다.
특히 효성그룹은 이번 체제 재편으로 사업 분야별로 경영의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등 뉴 효성으로 나아가겠다는 설명이다. 뉴 효성은 조 회장, 조 부회장이 각자 주력 사업에 집중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다.
HS효성의 주요 자회사인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사업이기도 하다. 조 부회장은 2000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첨단소재 전신인 산업자재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전방업체들의 재고 누적으로 인한 시장 부진에도 2023년 말 PET타이어코드, 안전밸트용 PET 원사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 바 있다.
최근에는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탄소섬유 생산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효성첨단소재는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2만40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조 회장이 이끄는 효성도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효성티앤씨의 전신인 섬유PG장 겸 무역PG장을 역임하기도 한 조 회장은 바이오 원료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소재 시장에 발맞춰 총 1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선 효성티앤씨는 오는 2026년까지 바이오 BDO(부탄다이올) 연산 5만톤 규모의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BDO 생산능력을 연산 20만톤까지 끌어 올려 기존 화석 원료를 친환경 원료로 전환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계열분리가 그동안 효성그룹의 성장과 화합을 저해했던 형제의 난을 일단락 하고, 뉴 효성으로 나아가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과 주요 임직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하면서 형제의 난이 촉발된 바 있다. 이에 맞서,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고소하면서 형제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그러나 지난 3월 별세한 조석래 명예회장이 유언장을 통해 형제간의 우애와 가족 화합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세 형제의 상속 지분은 나눠진 상황이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상속에 대해 아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이 난제가 될 전망이다. 조 전 부사장은 측은 조 명예회장의 유언장과 관련해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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